세리 닮은 양희영 "첫승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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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스코 1R 단독선두…박세리 공동 11위 '선전'
박세리의 ‘분신’으로 불리는 양희영(23)이 미국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단독선두에 나섰다.
양희영은 30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 다이나쇼코스(파72·6738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2위 린제이 라이트(호주)에 1타 앞섰다.
양희영은 박세리를 보면서 골프를 시작한 ‘세리 키즈’ 가운데 가장 박세리와 닮은 선수로 꼽힌다. 얼굴과 체형이 비슷해 외국에서는 둘을 혼동하기까지 한다. 외모뿐만 아니라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하다. 양희영은 박세리와 10년 이상 사제지간인 톰 크리비 코치에게 3년 전부터 스윙을 배우고 있다.
크리비는 “박세리와 양희영 둘 다 엄청나게 연습하고 분석적으로 골프에 몰입한다”고 말했다. 크리비는 그들의 성실함을 알기 때문에 지도할 때 둘의 창조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보완하는데 주력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크리비가 오랜 기간 박세리를 지도하면서 터득한 교습법이다. 연습량이 많기로 소문난 한국 선수들에게는 기술적인 면보다 영감을 불어넣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크리비는 “PGA투어 선수들은 오거스타 13번홀(왼쪽으로 꺾어진 도그레그홀)에 필요한 티샷을 연습하기 위해 1시간가량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시간을 보낸다”며 “박세리와 양희영도 미션힐스의 다이나쇼코스 7, 9번홀의 도그레그홀 티샷에 대비하도록 독려했다”고 말했다. 코스에 대비한 사전 준비는 실전에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남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코스를 공략하게 만든다고 그는 덧붙였다.
10여년째 크리비와 호흡을 맞춰오고 있는 박세리는 이 대회를 앞두고 오래 준비를 해왔다. 이 대회만 우승하면 4대 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획득한다. 내년에 ‘제5의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마스터스가 추가돼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커리어-그랜드슬램’ 도전이다. 박세리는 2언더파 70타로 공동 11위에 포진해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이날 대회장에는 박세리, 양희영의 코치뿐만 아니라 청야니(대만)의 코치인 게리 길크라이스트(미국), 미셸 위의 코치 데이비드 리드베터(미국) 등이 나와 제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자존심 경쟁을 벌였다.
청야니는 4언더파 68타로 3위에 올라 시즌 4승 가능성을 높였다. 청야니는 “코치가 대회장에 찾아와 든든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번에 우승하면 명예의전당 가입에 필요한 포인트 27점 중 2점만 남기게 된다.
서희경(26), 강혜지(22), 유선영(26)이 3언더파 69타로 공동 4위를 달렸다. 한국의 ‘원투펀치’인 신지애(24)와 최나연(24)은 이븐파 72타로 공동 32위에 머물렀다. 2004년 챔피언 박지은(33)은 4오버파로 공동 89위에 그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