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코스피지수가 다음달엔 시원한 행보를 보여줄 수 있을까.

2050선 박스권 상단의 저항에 부딪친 코스피지수는 이후 지지부진한 방향성 탐색 구간을 거치고 있다.

증권가에선 다음달 초까지 코스피지수의 쉬어가는 흐름이 연장되면서 각종 이벤트 결과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9일 오전 10시5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30포인트(1.25%) 하락한 2006.44를 기록 중이다.

이달 코스피지수는 기대했던 중국 모멘텀이 발현되지 않으면서 다소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28일까지 월간 상승률은 0.07%를 기록해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중국 경제지표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철강, 화학 등 중국 관련 업종이 힘 빠진 흐름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131만1000원까지 오르는 등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지수를 뒷받침했지만 다른 종목들은 소외되는 모습이었다.

증권가에선 다음달 코스피지수가 여러 이벤트를 거치며 다소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여러 이벤트를 거치며 혼조세가 이어지겠지만 '전약후강'의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경닷컴>이
[초점] 장애물 산적한 코스피…전문가 "4월 서행구간"
국내 7개 증권사(교보 대신 삼성 신영 신한금융투자 키움 한양·가나다순)의 4월 코스피지수 고점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평균 2116.2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8일 종가 대비 4.15%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수준이다.

다음달은 기업실적 발표 시즌인 만큼 실적으로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첫째주에는 대장주 삼성전자(5일 예상)가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실적 시즌을 개막할 전망이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최고가 주가를 이끈 삼성전자의 실적 모멘텀이 유효해 이후에도 주가의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전판으로서의 삼성전자 역할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동성 효과가 발현되면서 다음달 업종간 원활한 바통 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업종간 선순환의 핵심 요인은 현재 부동화 상태인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유동성의 이동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 후 증시 탄력이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지만 2분기 이후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 전망과 낮아진 실적 눈높이 등을 고려하면 연중 최고점 경신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단기 조정을 비중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둘째주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북한이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에 '광명성 3호' 위성을 실은 '은하 3호' 우주로켓을 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 다음달 2일부터 '소비촉진의 달'에 들어가는 만큼 관련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4월 초에 중국 국내총생산(GDP) 수치가 악화될 경우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이후 중국의 소비 촉진 정책이 강하게 나타나고 개선되는 수치가 발표되면 중국 모멘텀에 대한 시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스페인 재정위기 우려 등이 불거지면서 4월 초에는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도 "중국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소식이 나오면 중국 모멘텀이 재차 발현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적 발표시즌임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실적 호전주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오 팀장은 "삼성전자의 경우 가격대가 높아 개인투자자들의 상대적인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삼성전기, 하이닉스, 삼성SDI 등 정보기술(IT) 옐로칩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며 "실적이 양호한 기계업종과 4월 수주가 기대되는 건설 역시 유망하고, 가격 메리트와 중국 모멘텀이 기대되는 화학도 매수 고려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