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뉴스(?)에 AI 주식 대학살…다음 의장은 케빈 누구?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오라클 이어 브로드컴도 악재
12일(미 동부 시간)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약보합 수준에서 출발했습니다. 나스닥이 0.4%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컸습니다. 이는 전날 장 마감 뒤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브로드컴의 주가가 -7% 급락세로 출발한 탓입니다.
사실 실적은 매우 좋았습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는데요. AI 칩 판매가 74% 급성장한 데 따른 것입니다. 1분기 매출도 28% 늘어난 약 19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 183억 달러보다 높았죠.
먼저 브로드컴은 향후 18개월 동안의 AI 수주 잔액이 730억 달러라고 밝혔는데요. 이게 기대를 밑돌았습니다. 경쟁사인 엔비디아는 내년 말까지 AI 칩 주문이 5000억 달러라고 했었는데요. 이런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4조 달러를 살짝 넘는데, 브로드컴은 2조 달러에 육박합니다. 주가수익비율(P/E)로 따지면 엔비디아는 24배 수준이고, 브로드컴은 33배에 달합니다. 혹 탄 CEO는 730억 달러는 "최소" 수치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요. 골드만삭스는 "탄 CEO는 향후 6분기 동안 출하될 AI 제품 수주 잔액이 730억 달러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최소치'로 제시되었음에도 높은 기대를 가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세 번째, 탄 CEO가 일부에서 기대하던 알파벳 TPU 판매처가 메타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 엔비디아 GPU를 위협할 수준으로 커질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입니다. 탄은 모든 주요 고객이 TPU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며 "일부 고객은 수년에 걸쳐 자체 맞춤형 AI 칩을 개발해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너무 올랐기 때문에 과잉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로드컴은 올해 들어 75%, 지난 4월 '해방의 날' 저점 이후 어제 종가까지 약 200% 상승했죠. 시티은행은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AI 사업의 성장 잠재력이 이익 전망치를 계속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에서는 많은 금융사가 목표주가를 올렸습니다. ▲파이퍼 샌들러 375달러→430달러 ▲JP모건 400달러→475달러 ▲번스타인 400달러→475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 460달러→500달러 ▲바클레이스 450달러→500달러 ▲키뱅크 460달러→500달러 등입니다.
키뱅크는 "브로드컴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4분기 호실적과 1분기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브로드컴은 네 번째 XPU 고객인 앤트로픽으로부터 100억 달러 초기 주문에 더해 2026년 110억 달러 규모 추가 주문을 확보했으며, 다섯 번째 고객(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음. 애플, 아마존 등으로 추측)으로부터 10억 달러 규모의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2. 오픈AI와 계약 벌써부터 지연?
이런 상황에 블룸버그는 추가로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오전 10시 57분 "오라클이 오픈AI를 위한 일부 데이터센터의 완공 시점을 애초 2027년에서 2028년으로 미뤘다"라고 보도한 겁니다. 오라클은 오픈AI와 3000억달러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기로 했는데요. 오픈AI가 과연 이런 막대한 계약을 이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컸죠. 블룸버그는 완공 지연의 주된 이유는 인력과 자재 부족으로 알려졌다고 썼는데요.
블룸버그 보도의 충격이 더 컸던 것은 전력 개발업체 페르미(Fermi Inc.)가 서부 텍사스에 짓는 AI 캠퍼스와 관련, 입주하기로 한 기업이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해지했다는 뉴스도 함께 나온 탓입니다. 페르미는 5236에이커 규모 부지에 원자력과 천연가스, 태양에너지를 혼합한 에너지 공급시설을 짓고 클라우드 업체와 데이터센터에 임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에 페르미의 주가는 33.8% 폭락했습니다.
분위기는 조금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라클은 -3~4% 수준을 맴돌았고 브로드컴은 -10%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나스닥은 -1.5%, S&P500지수도 -1%대 근처에서 움직였습니다.
3. 트럼프 "차기 의장, 나와 상의"…장기 금리 상승
지난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고 오늘부터 블랙아웃(침묵) 기간이 풀렸습니다. Fed 위원들 가운데 매파들부터 튀어나와 강경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금리 인하에 2회 연속 반대표를 던진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의 제프리 슈미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슈미드는 "현재 경제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인데, 이는 정책이 지나치게 긴축적이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매파적 발언에 채권 시장이 반응했습니다. 오후 3시 15분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5.3bp 오른 4.194%에 거래됐습니다. 한때 다시 4.2%를 찍기도 했습니다. 2년물은 0.1bp 오른 3.531%를 기록했습니다.
4. 기술주는 급락했지만…순환매
결국 S&P500 지수는 1.07%, 나스닥은 1.69% 내렸습니다. 다우는 0.51% 떨어졌고요.
이는 Fed의 완화 정책, 트럼프감세법 본격 시행 등으로 내년에는 경제가 개선되면서 기업 이익 증가세가 확산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Fed는 지난 FOMC에서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내년 GDP 성장률은 2.3%까지 올라가지만 물가는 떨어지고 실업률은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일종의 '골디락스'입니다. UBS는 "내년 말 중간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초점이 감세, 규제 완화로 전환되면서 내년 하반기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망했습니다.
5. 고용, 물가 쏟아진다
다음 주 미뤄졌던 중요한 경제 데이터가 줄줄이 나옵니다. 16일에는 10월, 11월 고용보고서가 한꺼번에 발표됩니다. 10월은 비농업 고용만 나오고요. 실업률은 나오지 않습니다. 월가는 10월 고용이 6만 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정부효율부(DOGE) 활동으로 지난 4월 단행된 공무원 해고(약 10만 명)가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11월에는 5만 개 증가로 회복하고요. 게다가 파월 의장은 고용이 매월 약 6만 개 정도 과대평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죠. 실업률은 9월 4.4%에서 11월 4.5%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16일, 10월 소매판매 데이터도 나옵니다. 9월과 비슷한 전월 대비 0.2% 증가가 예상됩니다.
18일에는 11월 소비자물가(CPI)가 공개됩니다. 정부 셧다운으로 10월 CPI는 데이터 수집이 되지 않아 별도로 발표하지 않습니다. 11월 CPI도 데이터 수집 기간이 짧아 정확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11월 CPI는 10월 대비가 아닌 9월 대비 2개월간의 백분율 변화로 나올 것입니다. 월가는 11월 근원 CPI는 9월 대비 0.5% 상승할 것으로 봅니다. 또 전년 대비로는 3.0% 상승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 평론가는 "다음 주 12월 말 연휴를 앞둔 거래 환경 속에서, 지연되었지만 중요한 경제 지표들이 발표된다. Fed 내부 의견 분열과 거시경제 위험에 대한 이코노미스트들의 활발한 논쟁 속에서, 11월 고용 데이터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는데, 이는 시장의 전망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