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최대주주된 대만 훙하이…그 뒤엔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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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폭스콘-샤프 '3각동맹'…"한국 타도" 행보 본격화
LCD패널 시장 23% 점유
애플-폭스콘-샤프 '3각동맹'…"한국 타도" 행보 본격화
LCD패널 시장 23% 점유
LCD(액정표시장치)의 ‘원조’로 꼽혀온 일본 샤프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대만 훙하이그룹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훙하이는 669억엔(9150억원)에 샤프 지분 11%를 사들이는 자본 제휴에 합의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일본생명(5.01%)을 제치고 샤프의 1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샤프의 10세대 LCD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샤프디스플레이프로덕트 지분 46.6%도 660억엔(9026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투자 규모만 2조원대에 육박하는 대규모 딜이다.
TV 황제 소니의 몰락, 반도체 3위 엘피다메모리의 파산 선언에 이어 100년 전통의 대표적 전자업체 샤프가 대만 기업 손에 떨어지자 일본 산업계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자사 LCD만 가져다 쓰는 샤프의 자급자족 모델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글로벌 LCD 업계의 한국 독주 체제가 더 굳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한국 타도를 외쳐온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이 본심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훙하이 자회사인 폭스콘의 최대 고객이 애플이라는 점에서 ‘애플-폭스콘-샤프’로 이어지는 3각 동맹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에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궈타이밍 회장은 작년 7월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기업과 대만 기업이 손잡으면 삼성에 100%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의 강점은 기술 혁신과 콘텐츠 공급 능력이지, 기기 생산이 아니다”며 “생산은 자사 브랜드를 갖지 못한 훙하이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훙하이가 샤프에 2조원대의 투자를 감행한 것을 계기로 궈타이밍 회장이 한국 타도 행보를 본격화했다는 게 국내 LCD 업계의 시각이다. 훙하이는 2010년 일본 히타치의 자회사인 히타치액정디스플레이도 인수했다. 세계 LCD 패널 업계의 4위권인 CMI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CMI, 샤프, 히타치의 패널 시장 점유율 합계는 23%를 넘는다. 25~26% 선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커졌다.
훙하이의 자회사 폭스콘과 애플의 거래 관계를 고려하면 방정식은 더 복잡해진다.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80% 이상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아이폰5 물량의 85%를 책임질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훙하이 계열인 CMI가 지난해 아이패드2의 터치 패널을 공급하면서 단순 조립회사에서 주요 부품 협력사로 격상됐다. 훙하이가 샤프의 최대 주주가 된 것에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는 이유다.
샤프는 아이폰3부터 아이폰4S까지 애플에 터치패널을 공급한 데 이어 뉴아이패드 부품사로 가장 먼저 선정됐다. 대형 디스플레이가 강한 만큼 향후 나올 애플 TV의 유력한 패널 공급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훙하이가 샤프의 TV용 대형 패널을 만드는 10세대 공장 지분을 인수한 만큼 CMI와 샤프의 협력관계가 본격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의 주력 납품사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에선 추측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뉴아이패드 패널에서 기술적 문제를 일으킨 샤프가 LCD 기술을 선도하던 예전의 샤프가 아니어서 애플-폭스콘-샤프 간 3각 동맹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샤프와 CMI는 삼성과 LG와 달리 애플의 주요 납품사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훙하이의 움직임을 애플TV를 생산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훙하이는 669억엔(9150억원)에 샤프 지분 11%를 사들이는 자본 제휴에 합의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일본생명(5.01%)을 제치고 샤프의 1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샤프의 10세대 LCD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샤프디스플레이프로덕트 지분 46.6%도 660억엔(9026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투자 규모만 2조원대에 육박하는 대규모 딜이다.
TV 황제 소니의 몰락, 반도체 3위 엘피다메모리의 파산 선언에 이어 100년 전통의 대표적 전자업체 샤프가 대만 기업 손에 떨어지자 일본 산업계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자사 LCD만 가져다 쓰는 샤프의 자급자족 모델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글로벌 LCD 업계의 한국 독주 체제가 더 굳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한국 타도를 외쳐온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이 본심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훙하이 자회사인 폭스콘의 최대 고객이 애플이라는 점에서 ‘애플-폭스콘-샤프’로 이어지는 3각 동맹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에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궈타이밍 회장은 작년 7월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기업과 대만 기업이 손잡으면 삼성에 100%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의 강점은 기술 혁신과 콘텐츠 공급 능력이지, 기기 생산이 아니다”며 “생산은 자사 브랜드를 갖지 못한 훙하이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훙하이가 샤프에 2조원대의 투자를 감행한 것을 계기로 궈타이밍 회장이 한국 타도 행보를 본격화했다는 게 국내 LCD 업계의 시각이다. 훙하이는 2010년 일본 히타치의 자회사인 히타치액정디스플레이도 인수했다. 세계 LCD 패널 업계의 4위권인 CMI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CMI, 샤프, 히타치의 패널 시장 점유율 합계는 23%를 넘는다. 25~26% 선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커졌다.
훙하이의 자회사 폭스콘과 애플의 거래 관계를 고려하면 방정식은 더 복잡해진다.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80% 이상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아이폰5 물량의 85%를 책임질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훙하이 계열인 CMI가 지난해 아이패드2의 터치 패널을 공급하면서 단순 조립회사에서 주요 부품 협력사로 격상됐다. 훙하이가 샤프의 최대 주주가 된 것에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는 이유다.
샤프는 아이폰3부터 아이폰4S까지 애플에 터치패널을 공급한 데 이어 뉴아이패드 부품사로 가장 먼저 선정됐다. 대형 디스플레이가 강한 만큼 향후 나올 애플 TV의 유력한 패널 공급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훙하이가 샤프의 TV용 대형 패널을 만드는 10세대 공장 지분을 인수한 만큼 CMI와 샤프의 협력관계가 본격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의 주력 납품사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에선 추측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뉴아이패드 패널에서 기술적 문제를 일으킨 샤프가 LCD 기술을 선도하던 예전의 샤프가 아니어서 애플-폭스콘-샤프 간 3각 동맹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샤프와 CMI는 삼성과 LG와 달리 애플의 주요 납품사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훙하이의 움직임을 애플TV를 생산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