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몬트 글래스고大 부총장 "韓-英 대학 교류로 연구역량 키워야"
“대학들 간의 국제적인 교류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연구 역량을 키우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글래스고대를 비롯한 많은 영국 대학이 한국의 대학들, 나아가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길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스티븐 보몬트 영국 글래스고대 연구부총장(사진)은 지난 26일 서울시 신문로동 주한 영국문화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과 영국 대학들이 서로 학생을 보내고 연구를 같이하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451년 설립돼 영국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글래스고대는 세계 최초로 산학협력 모델을 만든 대학이기도 하다. 열역학의 창시자 켈빈 경(윌리엄 톰슨)이 교수로 재직하던 1800년대 후반 물리학 이론을 철강 조선 철도 등의 산업에 적용해 글래스고 시가 영국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도록 기여했다. 이런 전통을 유지해 이 대학은 현재도 나노공학, 광전자공학 등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작년 글래스고대가 산학협력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1억3000만파운드(2400억원)로 국내 1위인 서울대(2000억원)를 앞선다.

그를 포함해 나이젤 스리프트 워릭대 총장, 스티븐 힐리어 에딘버러대 부총장 등 영국의 러셀그룹(20개 명문대 모임) 소속 7개 대학의 총장·부총장들이 ‘영국 대학교류협력단’을 조직해 지난 26일 방한했다. 주한 영국문화원과 영국대사관이 이번 방한을 주관했다.

영국은 산업의 축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옮겨가면서 1980년대부터 교육 산업도 적극적으로 육성했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과 정부와 대학의 적극적인 해외 유학생 유치 활동에 힘입어 영국은 연간 60만명의 유학생을 받는 교육 허브로 부상했다. 보몬트 부총장은 “이번 방한의 목적은 영국 대학들을 많이 알리는 것과 동시에 한국 대학들에 대해 배워서 두 나라가 서로 유학생을 더 많이 보낼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라며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공부하면서 국제 경험을 쌓는 것만큼 좋은 교육도 없다”고 말했다.

보몬트 부총장은 한국 대학·기업들과의 공동 연구를 통한 산학협력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다양한 연구기관이 함께 프로젝트를 할 때 단일 연구기관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서울대나 KAIST 같은 좋은 대학뿐 아니라 삼성, LG 등 글로벌 기업들과도 좋은 파트너 관계를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글래스고대가 갖고 있는 다양한 연구 결과와 산학협력 모델들이 한국 대학과 기업들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