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땅값 '꿈틀'…외국인들 발빠르게 투자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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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복구비 본격 풀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뚝 끊겼던 부동산 거래가 부동산투자신탁(REIT)을 중심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한 해 동안 REIT의 일본 내 부동산 취득액은 전년 대비 33% 늘어난 7144억엔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됐던 2009년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도쿄 시나가와에 있는 미쓰비시 빌딩이 대표적이다. 이 빌딩을 갖고 있던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해 일본계 REIT에 소유권을 넘겼다. 거래금액은 600억엔(83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는 “REIT의 잇따른 대형 부동산 매입이 대도시 상업지역의 땅값 하락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3대 대도시 상업지구의 지난 1월 기준 공시지가는 전년 동기 대비 1.6% 하락하는 데 그쳤다. 작년 하락폭은 2.5%였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쇼크 이후 거의 실종됐던 외국인들의 부동산 투자도 살아나는 추세다. 영국 부동산 대기업 그로브너는 작년 가을부터 도쿄 중심가인 롯폰기의 고급 임대 아파트를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싱가포르와 중국은 물류시설을 중심으로 활발히 매입하고 있다.
외국 부동산 회사들이 일본 부동산에 입질을 시작한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이 높다는 것. 임대수익에서 자금조달비용을 뺀 실질 운용수익률은 일본이 연 5.12%로 홍콩(1.77%) 싱가포르(2.07%) 등 경쟁 지역보다 높다.
올해부터 동일본 대지진 관련 재해복구비가 본격적으로 풀린다는 것도 부동산 투자를 서두르게 만든 요인이다. 오부 고이치로 도이치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부동산 시세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