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그룹, 그린손해보험 인수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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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손보, 600억 유상증자 연기
▶ 마켓인사이트 3월26일 오후 4시37분 보도
신안그룹이 그린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그린손해보험 매각은 당분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6일 “신안그룹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대주주 승인 신청서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문서로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주주 승인 심사는 보험회사 대주주가 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인가받는 필수 절차다. 이를 철회했다는 것은 그린손보 인수를 포기한다는 의사로 해석된다.
그린손보도 그동안 추진했던 6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연기하겠다는 철회신고서를 이날 증권거래소에 제출했다. 앞서 그린손보는 금융위원회의 경영개선 요구 조치에 따라 주주배정 유상증자(600억원), 대주주 주식매각,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경영개선계획서를 지난달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신안그룹은 계열사인 신안캐피탈 등을 통해 이영두 그린손보 회장 등이 보유한 대주주 지분(37.02%)을 인수하고 유상증자 실권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그린손보 경영권 인수를 추진해왔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0일까지 유상증자와 대주주 승인 신청을 마무리한다는 조건을 달아 경영개선계획서를 승인했었다.
신안그룹이 그린손보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그린손보 인수가격을 둘러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린손보도 이날 유상증자 철회 이유에 대해 “신안그룹과 우리사주조합의 의견 불일치로 최초 계획됐던 운영자금 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 회장의 지분 매각가격은 800억원대로 유상증자 실권주 인수를 포함하면 신안그룹 측 총 인수가격은 14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안그룹이 그린손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그린손보 정상화 방안은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 등이 주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린손보 측이 15일 이내 경영개선계획서를 다시 제출할 기회가 있지만 단기간에 회사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릴 수단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그린손보가 자체 정상화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하면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내린다. 또다시 경영개선계획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금융당국은 관리인을 선임하고 제3자 매각 절차 등을 추진한다. 보험사가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사례는 2001년 대한화재(현 롯데손보)와 국제화재(현 그린손보) 이후 없었다. 그린손보 주가는 이날 매각 불확실성 때문에 145원(5.69%) 하락한 2405원에 장을 마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회사의 경우 경영개선계획을 최종 승인받지 못하더라도 보험 가입자의 계약을 다른 우량한 보험사로 이전하는 등 안전장치가 있다”며 “가입자가 불필요하게 보험계약을 해약하는 등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