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린스펀에 면죄부 주는 버냉키의 얄팍한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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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조지워싱턴대 강연에서 2008년 금융위기에 Fed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어떤 증거를 보더라도 2000년대 초 Fed의 장기 저금리 정책이 금융위기의 방아쇠가 된 주택 경기 거품을 초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Fed의 과거 정책은 물론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 의장을 변명하고 두둔하는 말임에는 틀림 없다. 그러나 과연 미국인들조차 이 말을 믿으려 할지는 의문이다.
버냉키는 면책론의 근거로 “미국 주택가격은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인 1990년대 말부터 오르기 시작했고, Fed가 2004년 금리를 올려 긴축정책에 나선 후에도 급격하게 올랐다”는 점을 제시했다. 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주택시장 거품 형성 시기가 우선 일치하지 않았고, 그 후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Fed가 제대로 대응했지만 시장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금리 인하 전부터 주택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지만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경착륙을 막는다는 명분에서 Fed는 꾸준히 금융완화 정책을 펴왔고 그것이 주택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는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다. Fed가 2004년 긴축정책에 나선 후에도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고 둘러대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오히려 Fed가 타이밍을 놓친 대가라고 하는 게 옳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위기의 여러 복합적 요인들을 거론했다. 그러나 통화당국에는 면죄부를 주고 금융회사나 소비자들의 행동에 책임을 지우는 듯한 자세는 용납하기 어렵다. 그런 식으로 시장에 책임을 전가한다면 중앙은행은 역설적으로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되고 만다. 버냉키 체제의 미국 중앙은행은 금융위기 수습,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기준금리를 3년 넘게 제로수준(0~0.25%)으로 묶어 놓고 있다.
3차 양적완화 카드도 아직 접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버냉키의 발언은 이 모든 것에 대한 자신의 역사적 면책을 염두에 두고 전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일어날 정도다. 제로 금리라는 희대의 고의적 거품 정책을 미리부터 면책하려는 논리라면 이는 매우 부도덕한 발상이기도 하다.
버냉키는 면책론의 근거로 “미국 주택가격은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인 1990년대 말부터 오르기 시작했고, Fed가 2004년 금리를 올려 긴축정책에 나선 후에도 급격하게 올랐다”는 점을 제시했다. 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주택시장 거품 형성 시기가 우선 일치하지 않았고, 그 후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Fed가 제대로 대응했지만 시장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금리 인하 전부터 주택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지만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경착륙을 막는다는 명분에서 Fed는 꾸준히 금융완화 정책을 펴왔고 그것이 주택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는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다. Fed가 2004년 긴축정책에 나선 후에도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고 둘러대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오히려 Fed가 타이밍을 놓친 대가라고 하는 게 옳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위기의 여러 복합적 요인들을 거론했다. 그러나 통화당국에는 면죄부를 주고 금융회사나 소비자들의 행동에 책임을 지우는 듯한 자세는 용납하기 어렵다. 그런 식으로 시장에 책임을 전가한다면 중앙은행은 역설적으로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되고 만다. 버냉키 체제의 미국 중앙은행은 금융위기 수습,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기준금리를 3년 넘게 제로수준(0~0.25%)으로 묶어 놓고 있다.
3차 양적완화 카드도 아직 접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버냉키의 발언은 이 모든 것에 대한 자신의 역사적 면책을 염두에 두고 전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일어날 정도다. 제로 금리라는 희대의 고의적 거품 정책을 미리부터 면책하려는 논리라면 이는 매우 부도덕한 발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