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츠 '에독스' 사장 "한국도 엔트리급 명품시계 시장 커질 것"
“이 시계 베젤(테두리)을 보세요. 스틸과 고무가 한데 섞여 있죠? 두 물질을 섞은 덕분에 터치감도 좋고 스크래치도 잘 안 나요. 두 물질은 온도에 따라 부피가 팽창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혼합하는 건 무척 어려운 작업이죠. 고가 브랜드에서 이 시계를 냈다면 최소 1만달러(1125만원)는 넘게 받았을 겁니다.”

크리스티앙 호츠 에독스 사장(사진)은 이번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신상’(크로노다이버)에 대한 자랑부터 늘어놓았다. 128년 역사를 지닌 정통 스위스 시계 메이커가 오랜 노력 끝에 개발한 신기술이 적용된 시계를 ‘단돈’ 3000달러(337만원)에 선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대다수 스위스 럭셔리 시계 브랜드는 엔트리 모델도 500만원 이상이며, 신기술을 적용한 모델은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호츠 사장은 “에독스가 추구하는 것은 ‘가격에 합당한 가치’”라며 “에독스의 최대 강점은 유서 깊은 브랜드와 높은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884년 태어난 에독스는 뛰어난 방수 기술을 바탕으로 20세기 중반부터 ‘해상 스포츠 시계’ 분야의 최강자 중 하나로 떠오른 브랜드다. 덕분에 ‘바다의 F1(포뮬러1)’으로 불리는 파워보트 클래스원 챔피언십의 공식 타임키퍼(시간 계측기 공급업체)로 활약하고 있다.

주력 모델의 가격은 200만~500만원으로, 론진 라도 오리스 태그호이어 등 ‘엔트리급 명품’이 경쟁 상대다. 매년 20만개가량을 생산하는데, 최종 조립은 장인이 일일이 손으로 한다. 쿼츠는 물론 기계식 시계도 만든다.

호츠 사장은 “에독스의 목표는 파텍필립처럼 ‘소량(연간 4만여개) 생산해 비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품질 좋은 시계를 매년 50만~100만개씩 생산해 더 많은 사람들의 손목에 채우는 것”이라며 “한국 등 아시아와 브라질 등 남미에서 엔트리급 명품 시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젤=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