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조 올린 NHN 주총 20분 만에 '뚝딱'…왜?
지난해 매출 2조 원을 넘어선 NHN의 주주총회는 22분 만에 끝났다. 한 주주가 "의장, 의안 승인에 동의합니다"라고 말하면 김상헌 NHN 대표가 "동의합니까"라고 묻고, 다시 모든 주주들이 "동의합니다"로 화답했다. 각 안건 처리에 1분도 안걸렸다.

일부 주주들이 이석채 KT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의사 진행이 중단되는 등 아수라장이었던 KT 주총장이나 상정되는 안건마다 주주들의 찬반 의견이 대립되고 최지성 부회장에 대한 퇴직 요구도 나왔던 삼성전자 주총장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NHN은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국잡월드 한울 강당에서 제1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전자금융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등의 의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날 오전 10시 김상헌 대표는 개회 선언을 한 뒤 출석 주주와 주식수, 작년 실적 등에 대해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영업 보고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유인물로 대체하자"는 한 주주의 발언에 참석한 모든 주주가 "이의 없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의 설명은 8분만에 끝났다.

이어 1호 의안이었던 '재무제표 및 이익잉여금 처분 계산서(안)'는 4분만에 승인됐다. 2호 의안인 전자금융업에 대한 투자 내용이 담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1분, 3호 '이사 선임의 건'은 2분, 4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도 1분 만에 승인됐다.

이에 따라 NHN비즈니스플랫폼(NBP)을 통한 오픈마켓형 플랫폼 '샵N'은 이날 공식 출시됐고, 자체 결제 솔루션 '체크아웃' '네이버 마일리지' 등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또 사외이사를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리고, 허용수 GS 전무와 이종우 숙명여대 교수가 새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부경훈, 윤재승, 도현순 등 3명의 사외이사 중 임기 만료되는 부경훈 이사가 교체된다. 사내이사는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 김상헌 NHN 대표, 이준호 COO, 황인준 CFO 현행 체제가 유지된다.

이와 함께 창사 처음으로 주당 536원의 2011년 결산 현금배당도 승인됐다. 다만 5호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이사에 대한 불필요한 과다지출이 없길 건의한다"는 주주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모든 의안이 원안대로 참석 주주의 전원 동의에 의해 승인됐다. 정기주주총회 폐회 선언과 함께 주주들의 박수가 나온 시각은 10시22분이었다. 주총은 이날 봄비처럼 차분한 분위기속에 마무리됐다.

NHN의 매출(K-IFRS 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19.9% 증가한 2조1474억 원, 영업이익은 5.1% 늘어난 6204억 원을 기록했다. 이날 참석한 주주들이 회사 측 안건에 전원 동의해 NHN의 사업 방향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NHN 관계자는 "매년 올해와 비슷한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NHN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0.41%) 오른 24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