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25년 前 '3가지 약속'…삼성, 사내 TV로 특별방송
22일 아침 8시.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에 설치된 사내 TV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사진) 취임 25주년 기념 프로그램’이 흘러 나왔다. 임직원들은 조용히 고개를 들어 응시했다.

이 회장의 재임 25년은 1987년 12월1일 취임하면서 취임사에서 본인과 임직원, 사회를 상대로 다짐했던 ‘3대 약속’을 이뤄가는 대장정이란 내용이었다. 이 회장이 25년 전 한 약속은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을 만들겠다 △자율과 창의의 공동체를 만들겠다 △사회와 상생을 하겠다는 세 가지였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전·현직 임직원들이 출연해 회장의 약속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힘들고 어려웠던, 또 즐겁고 보람찼던 일들에 대해 증언하기도 했다.

25주년을 상징해 각 계열사에서 모인 25명의 임직원이 정성들여 만든 뮤직비디오와 함께 16분짜리 기념 방송은 끝났다.

이날 프로그램은 그룹 창립기념일(삼성물산 창립기념일)을 맞아 기획됐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취임하던 1987년 당시 취임사를 들었던 많은 임직원들은 ‘한국 1등이라면 모를까, 무슨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한 분이 많았을 텐데 지금 삼성은 세계 초일류 기업이란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매출은 1987년 17조원에서 지난해 316조원으로 19배 가까이 불어났다. 스마트폰, TV 등 각 계열사의 세계 1등 제품만 20여개에 이른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자율과 창의의 공동체가 되는 것, 사회와 상생하는 것이라는 나머지 두 가지 약속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향후 몇 년이 흘러 이 두 가지 약속도 깜짝 놀랄만큼 이뤄져 있게 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신경영’의 시발점이 됐던 프랑크푸르트선언 기념일인 오는 6월13일 두 번째 특별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취임 25주년 기념일인 12월1일에는 조용하면서도 의미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회장 취임 25주년 관련 행사는 사회 분위기 등을 감안해 조용히 사내 행사로 치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