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주가가 보쉬와의 결별설에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별이 이뤄지더라도 삼성SDI의 2차전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최근의 주가급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22일 오후 1시3분 현재 삼성SDI는 전날 종가와 같은 13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선 3거래일 동안은 내림세였다. 보쉬와의 2차전지 합작사인 SB리모티브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삼성SDI는 지난 20일 SB리모티브 해산사유 발생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삼성SDI와 보쉬는 발전적인 방향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SB리모티브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삼성SDI와 보쉬는 SB리모티브 지분을 각각 50%씩 소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을 불러온 것은 SB리모티브 사업주도권에 대한 양사의 의견충돌 때문으로 추정된다. SB리모티브에서 삼성SDI는 전지의 연구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보쉬는 배터리시스템과 마케팅을 맡았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입장에서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전지 제조에서 모듈설계(BMS)까지 일괄생산체제 구축을 원하고 있으나, 보쉬는 삼성SDI로부터 배터리전지를 공급받은 후 BMS 사업을 통해 자동차업체와 전기자동차 설계초기부터 직접 참여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SB리모티브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나타나더라도 삼성SDI에는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쉬가 지분을 다 매각하고 떠나더라도 여전히 SB리모티브는 그대로 유지되고, 자동차업체들과의 공급계약은 SB리모티브 이름으로 계약돼 있어 보쉬와는 무관하다"며 "보쉬가 떠나는 것을 삼성SDI가 용인한다면 이는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을 삼성SDI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실적개선 전망을 감안하면 최근의 주가급락은 저가매수 기회란 조언이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24% 증가한 582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2차전지 제품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뛰어난 폴리머전지는 지난해 4분기 7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가동률이 90%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파악되고, 태양광사업도 적자폭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3분기까지 실적의 우상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적극적인 비중확대 전략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