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교수 전진 배치…18대 'CEO 바람' 이어간다
4·11 총선에서 경제 전문가들이 눈에 띈다. 18대 총선에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진출이 두각을 나타낸 반면 이번 총선에선 경제연구소나 경제 부처, 경제학 전공 대학 교수 출신들이 두드러진다.

새누리당은 서울 서초갑에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성동갑에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 성남 분당갑에 이종훈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를 각각 전략 공천했다. 거시경제와 함께 노동·복지·산업조직론 등을 전공한 이들을 공천한 것은 비정규직 문제나 복지에 그만큼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의미다. 또 전날 발표한 비례대표 명단에서도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를 각각 10, 12, 13번 등 당선 안정권에 배치했다.

이미 새누리당엔 이한구·유승민·정희수·유일호·나성린 등 현역의원들이 학계 출신으로 재선 이상에 도전하고 있다. 강석훈 교수와 안종범 교수는 이한구 의원과 인연이 깊다. 이 의원이 대우경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할 당시 거시경제를 함께 맡았다. 정희수 의원도 시기는 다르지만 대우경제연구소에서 지역경제를 담당했다.

민주통합당엔 학계 출신이 거의 없다. 전날 비례대표 4번을 받은 홍종학 가천대 교수 정도다. 중앙대 경영대학원장 출신인 김효석 의원은 이번에 4선에 도전한다.

경제 관료 출신은 여야에 고르게 포진해 있다. 새누리당에선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서울 강남을에 전략 공천됐다. 류성걸 전 기획재정부 2차관과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2차관은 대구 동구갑과 중·남구에서 각각 금배지에 도전한다. 류 전 차관은 현 정권의 감세정책을, 김 전 차관은 4대강 사업을 주도했다.

지식경제부 출신인 심학봉 전 경제자유구역 기획단장은 경북 구미갑의 후보가 됐고, 광우병 촛불 사태 여파로 물러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전주완산을에서 출마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최종찬 전 장관은 경기 안양 동안갑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다.

민주당에선 노무현 정부 때 재정경제부 장관(부총리)을 지낸 김진표 의원과 행정자치부,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이용섭 의원, 재무부 장관, 경제기획원·재정경제원 장관(부총리) 등을 두루 역임한 홍재형 의원,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변재일 의원 등이 선수쌓기에 나선다. 총선 첫 도전자로는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부산남)과 김관영 변호사(전북군산) 정도가 눈에 띈다.

김재후/서정환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