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틀째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미국 경기 회복 모멘텀의 힘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최근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미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단기적으로 증시가 횡보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강세 흐름을 막는 요인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1일 오전 10시5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60포인트(0.37%) 떨어진 2034.55를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8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휘발유 가격의 전고점은 2008년 7월 기록한 4.11달러이고, 통상적인 심리적 마지노선은 갤런당 4.00달러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최근 미국 내 정유시설 가동 중단, 이란발 악재에 따른 유가 상승 등에 따른 미 휘발유 가격 상승 여파로 단기적으로 미 소비심리 악화와 실물경기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자동차와 휘발유의 소비가 필수 요인이어서 미 소비가 휘발유 가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9월에 도래하는 본격적인 드라이빙 시즌,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를 감안한 원자재 투기 수요 등을 감안하면 미 휘발유 가격이 빠르게 하향 안정되기는 힘들어 보인다"면서 "미 경제지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내구재 중심으로 가중된 재고 부담과 미국 내 가솔린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경제지표 예상치를 충족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추가적인 유가 상승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과 함께 미국의 고용경기 개선을 중심으로 한 신용증가 등을 고려하면 미국의 경기회복 추세는 훼손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 전문가들은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원유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공급을 통한 유가 진정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유에 대한 투기적 포지션의 증가세가 전고점 부근에서 멈춰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외부적인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투기적 포지션의 증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에서 휘발유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9% 뛰었지만 핵심 소비자물가의 경우 2.2% 상승에 그쳤는데, 이는 휘발유를 제외하면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은 강하지 않다는 증거"라며 "미국경기는 현재 고용경기 개선을 중심으로 한 신용증가, 소비경기의 선순환 기대감이 점증되고 있는 상황이고, 미국의 경기회복 추세는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여전히 유효한 미국 경기 회복 모멘텀을 고려하면 경기민감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로 몇달간 증시 핵심 변수는 실물 경제지표로 판단되는데, 미국 경기의 실물 경기회복 모멘텀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 경기선행지수 내에서 실물 부문의 모멘텀이 가장 양호하게 전개되고 있고, 제조업 경기모멘텀을 나타내는 재고순환지표 역시 상승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망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 기계, 건설, 화학, 조선, 증권 등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