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식품 '판정승'…마르스는 실리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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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M&A 선언후 해마다 주총서 '표대결'
차익+배당금 50% 수익…M&A 실패불구 '성과'
▶마켓인사이트 3월19일 오후 3시15분 보도
샘표식품의 경영권 분쟁이 6년 만에 종식됐다. 경영권을 공격한 우리투자증권의 사모펀드(PEF) ‘마르스 1호’가 샘표식품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형태로 지분 대부분을 넘기기로 결정해서다. ‘마르스 1호’는 공개매수 이후 잔여 지분도 모두 처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스, 공개매수에 전량 참여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샘표식품의 자사주 공개매수에는 약 162만주가 참여했다. 회사가 당초 매입하려고 계획한 120만주를 웃돌았다. 경쟁률은 약 1.35 대 1을 기록했다. 샘표식품은 경쟁률을 감안, 매입 수량을 안분 배정할 예정이다.
이번 공개매수에는 총 주식 수(444만4000주)의 36.45%가 응했다. 공매매수 단가가 현 주가(이날 종가 2만2000원)보다 13%나 높았던 점이 유인책으로 작용했다.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 중 90%가 넘는 146만주(지분율 32.98%)가 ‘마르스 1호’의 지분이다.
경쟁률을 감안하면 ‘마르스 1호’는 공개매수가 끝난 뒤에도 38만주를 보유하게 된다. ‘마르스 1호’에 정통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르스 1호가 샘표식품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한 만큼 남은 주식도 장내에서 조금씩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측 승리로 평가”
2006년 9월 샘표식품 지분 24.1%를 취득하며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한 ‘마르스 1호’는 지난 6년간 박진선 현 대표와 대립해왔다.
2007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2011년까지 매년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놓고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마르스 1호’는 박 대표와 그 우호세력에 밀려 번번이 실패했다. 사실상 유동주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마르스 1호’는 지분을 늘리기도 어려웠다. 적대적 M&A는 어렵고, 지분 매각에 나서자니 받아줄 곳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된 것이다.
‘마르스 1호’는 이번 공개매수 참여로 퇴로를 찾았다. 지난 6년간 경영권을 공격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나름대로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샘표식품 지분 매입 평균 가격은 주당 1만8000원으로 알려져 있다. 공개매수 가격으로 팔면 주당 7000원가량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여기에 그동안 받은 배당금 등을 더하면 수익률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모펀드의 기대수익률(연 8% 안팎)을 거의 충족한 셈이다.
샘표식품 측은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주주가치 극대화도 꾀할 수 있게 됐다. 자사주 300억원어치를 소각할 수도 있고 적정한 시점에 팔아 신규사업 투자에 쓸 수도 있다. 샘표식품은 이번에 취득한 자사주에 대한 소각을 검토 중이다.
안재광/고경봉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