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는 16일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전원이 끊긴 이유로 비상디젤발전기 내 솔레노이드 밸브(공기 공급 밸브) 고장을 지목했다.

안전위는 이날 “지난달 9일 사고 당시 가동되지 않은 비상디젤발전기를 15일 시험한 결과 여전히 동작하지 않았다”며 “해당 비상디젤발전기와 사고 당시 점검 중이던 나머지 비상디젤발전기에 대해서도 기계적 결함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고리 1호기에 비치된 비상디젤발전기 2대는 1977년 고리 1호기가 동작한 이래 단 한 번도 교체한 적이 없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안전위의 점검에서는 ‘관리상태가 적절하다’는 판정을 받았었다. 안전위 관계자는 “원전 내 민감한 기계설비는 외부환경이나 관리상태에 따라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원전본부가) 관리를 규정대로 준수했는지도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보고 은폐 논란과 관련해 안전위는 15일 오후 한국수력원자력 서울사무소(강남 삼성동)를 방문, 김종신 한수원 사장, 이태호 발전본부장 등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원상실 사건을 “사전에 모두 몰랐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모든 원자력발전소의 비상디젤발전기에 대한 점검계획을 수립해 이달 내에 특별 점검을 하도록 한국수력원자력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점검대상은 현재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 16개호기, 32개 비상디젤발전기이다. 정기 예방보수 중인 원자력발전소 비상발전기는 별도 점검을 할 예정이다.

지경부는 또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정전사고 당시 가동되지 않았던 비상디젤발전기에 대해서는 외부전문가 등을 통해 미작동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성/이정호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