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40선을 중심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일부 정보기술(IT)주와 중국 소비시장 확대 수혜주 주가는 선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IT주와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16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4포인트(0.14%) 내린 2040.92를 기록 중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경제지표 개선 소식에 소폭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 역시 오름세로 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 매물이 지수 발목을 잡으면서 지수는 하락 전환,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종목들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유가증권시장 종목은 12개 종목이다. 이 중 절반인 6개 종목이 IT 또는 중국 소비시장 확대 수혜주다.

우선 대장주 삼성전자는 장중 126만7000원(1.36% 상승)까지 뛰어 사상 최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동시에 납품하는 스마트폰 부품업체 코리아써키트 역시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5.93% 뛰어 이날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또 다른 휴대폰 부품사 대덕GDS 역시 52주 신고가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소비시장 수혜주로는 중국 현지법인 성장이 기대되는 음식료업체 오리온과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한국콜마, 중국인 관광객 수요 증가 전망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호텔신라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IT와 중국 소비시장 확대 수혜주들의 추가적인 상승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52주 신고가 종목에 이름을 올린 IT와 중국 소비시장 확대 수혜주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 주도주라고 볼 수 있다"며 "IT 산업 내에선 휴대폰 업황이 좋아 인터플렉스 등 관련 중소형주가 부각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과 경기 회복 기대가 함께 반영되며 IT와 중국 소비시장 수혜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중국 경착륙 우려가 다소 경감되면서 소재업종으로 매기가 확산될 수 있지만 IT주와 중국 소비시장 수혜주의 주도적 지위는 보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국 수혜주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 이후 세계 경기성장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을 고려하면 중국 정부가 자국 내 경기 둔화를 저지하기 위해 내수 부양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관련 중소형주로의 확산 과정이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옥석 가리기를 거칠 전망인 만큼 실적과 실제 수혜 가능성 등을 면밀히 점검한 후 대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배 연구원은 "대형주의 경우 코스피지수와 발맞춰 가고 있지만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해주는 중소형주가 차별화돼 올라가는 옥석가리기 과정이 이어질 전망이고, 관련주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 속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내수시장을 키워 경제 성장 둔화를 만회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중국 소비 관련주의 경우 기대 만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어 실질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