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신임 KPGA 회장은 골프를 잘 치려는 집념이 강했다. 골프를 시작한 것은 1983년 경제기획원 국장으로 승진하고 나서 3년이 지난 뒤였다. 전 회장은 “테니스를 쭉 쳤다. 골프 레슨을 받기는 했는데 열심히 하지 않았다. 레슨을 받으러 가도 프로들이 대충 가르치는 시늉만 하고 가버려 테니스를 더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장이 되면서 주말에 동료 국장들과 라운드 나갈 일이 많았다. “실력이 안 되니 갈 때마다 당했다. 그때는 열을 많이 받았다.”

그에게 골프 실력을 갈고 닦을 기회가 왔다. 1988년 4개월간 국방대학원에서 연수를 받는 기간에 전 회장은 매일 5~6시간 집중 연습을 했다. “점심시간에 식사를 10분 만에 해치우고 50분간 연습을 했다. 그리고 일과가 끝나고 나면 4시간가량을 연습했다. 손이 불어터질 정도였다. 하루에 5시간씩 4개월간 친 뒤 남수원 골프장에서 첫 싱글 스코어인 76타를 쳤다.” 군 골프장인 남수원은 길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곳이다.

전 회장의 베스트 스코어는 76타다. 2008년 감사원장 시절 휴일에 감사위원들을 초청해 남수원에서 75타를 칠 기회가 한 번 있었다. “마지막 18번홀에서 8번이나 9번 아이언으로 온그린을 해서 파를 할 수 있는데 갑자기 사격 연습하던 총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4온을 한 뒤 보기를 해 76타를 쳤다.”

호리호리한 체격의 전 회장은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30~240m에 달했다. 7번 우드가 200m를 나갔다.

2000년 7월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슬램덩크’ 같은 진기한 홀인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시아나 동코스 9번홀(147야드)에서 7번 아이언으로 쳤는데 볼이 그린에서 굴러 들어가지 않고 막바로 홀로 들어갔다.” 전 회장은 그 진기한 홀인원 덕인지 모르지만 이후 기획예산처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부총리, 감사원장 등 주요 요직에 발탁됐다. 전 회장은 “골프는 모든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기 컨트롤을 해야 한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