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공식 발효..한눈에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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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논란이 많았던 한미 FTA가 오늘 15일부터 발효되는데요.
양국 간의 관세가 철폐되면 중국산에 밀렸던 국산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회복이 되겠지요. 정부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90일 이내에 재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재협상 수위를 놓고 미국과 어떤 논의를 주고 받을지 여전히 미지수라고 합니다.
한미 FTA 발표 이후 얻게 되는 산업계 전반의 이해득실, 앞으로 상황을 전망해 보고,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해 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송원근 박사와 한국경제TV 산업팀의 조연 기자 모시고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한미 FTA 발효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은데요. 그 과정 설명해주시죠.
네. 협상이 타결된 이후 4년 10개월 만에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공식 발효됐습니다. 협상 자체가 1년여만에 끝났던 것에 비하면 발효까지 참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요.
처음 한미FTA가 거론된 것은 2003년 정부가 ‘FTA 추진 로드맵’ 중 하나의 전략 국가로 미국을 꼽으면서였습니다.
이후 2006년 고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연설을 통해 한미 FTA 협상 의지를 밝히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요. 그 해 6월, 1차 공식 협상이 개시됐습니다.
그로부터 10개월 뒤인 2007년 4월 협상이 타결되고, 6월 합의문 공식 서명을 가지며 당장이라도 시행될 것 같았던 한미 FTA는 2008년 ‘쇠고기 파동’과 한미FTA 추가협상을 거치며 한없이 뒤로 늦춰졌습니다.
2010년 12월 FTA 추가협상이 전격 타결된 이후에도 험난한 여정은 계속됐는데요.
지난해 5월 다수의 번역 오류가 발견되면서 국회에 제출됐던 한미FTA비준안이 철회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또 여야의 대립으로 절차가 늦어지다 지난해 11월 한나라당 단독으로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됐는데요. 그 과정에서 사상 초유의 국회 최루탄 사건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산업과 기업들이 효과를 볼지, 또 우리가 직접적으로 받게 되는 혜택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짚어볼까요?
주요 품목들의 관세철폐 시점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오늘 0시를 기점으로 즉시 철폐된 품목은 우리나라가 9천61개, 미국측이 8천628개에 이릅니다. 두 나라 모두 80%가 넘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개방입니다.
먼저 서민들이 손에 쥘 수 있는 효과로는 이미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들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는 점입니다.
식탁물가 중에서 특히 과일의 관세인하 폭이 큰데요.
유통업계는 체리나 오렌지, 레몬 같은 미국산 과일 판매가격이 전반적으로 20% 가량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와인도 15% 관세가 즉시 없어져 수입가 만 원짜리 와인은 2천원 가량 저렴해집니다.
반면, 축산물은 관세철폐 시기가 10~15년이 걸리는 만큼 체감도가 높지 않을 전망입니다. 또 의류와 화장품, 가방 등 잡화제품도 이미 중국, 베트남과 같은 제3국에서 제조하는 경우가 많아 관세철폐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승용차는 관세가 8%에서 4%로 내리고 2016년에는 0%가 됩니다. 당장 수입가격이 5천만원인 승용차는 약 400만원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시청자 분들이 더 주목하는 것은 한국의 어떤 수출품목이 각광을 받느냐 하는 부분이실 텐데요. 가장 큰 수혜를 보는 분야는 재협상을 통해 관세철폐가 늦춰졌지만 그래도 역시 자동차입니다. 완성차 업체의 경우 4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2016년 관세가 완전 철폐되면서 실질적으로 차 값은 약 3~5%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최대 12.5%에 달하는 미국측 관세가 발효 즉시 없어지는 만큼 더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최근 크라이슬러, 르노닛산, 도요타 등 해외 주요 자동차기업들이 한국 부품사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는 모습입니다.
한EU FTA 이후 수출 물량이 늘어난 섬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도 한미FTA를 앞두고 분주합니다. 만나는 미국 바이어마다 6% 내외의 관세 철폐로 인한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IT품목 중 휴대폰이나 반도체는 이미 관세가 없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TV나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한층 유리해질 전망입니다.
한미FTA 발효로 인한 수혜업종과 피해 업종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한국이 FTA 허브로 거듭나면서 많은 외국기업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과 EU, 아세안과 FTA를 모두 체결한 나라가 되는데요.
실질적으로 외국인직접투자가 대폭 늘 전망입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는 EU가 52억3200만달러로 전년보다 57.4% 증가했고, 중국은 57.2%, 일본은 9.6% 늘어났습니다. 한EU FTA 발효 효과가 단연 가장 큰 이유였는데요. 한미 FTA 발효로 FDI 증가 추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과거 해외로 진출했다가 국내로 ‘유턴’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데요.
지식경제부와 코트라가 지난달 중국에 공장을 둔 한국 중소기업 400곳을 조사한 결과 27곳이 “생산시설을 한국으로 의전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정부도 이에 보조금과 산업단지 조성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다른 국가들과의 추가적인 FTA 체결도 속도를 낼 전망인데요. 먼저 터키와는 FTA 협상 타결안이 지난 13일 공식 승인되며, 이달 말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가서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 최근 가장 뜨거운 감자인 한중 FTA 공식 협상도 오는 5월 선언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ISD 재협상 등 아직 문제도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야당은 계속적으로 재협상, 폐기를 주장하고 있는데 문제는 없는 건가요?
먼저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해도 당장 폐기 절차를 밟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이란 빅 이벤트가 남아있고, 무엇보다 국가간의 신뢰문제 인만큼 협정을 단기간에 뒤집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정부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즉시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ISD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90일 안에 재협상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ISD 폐기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는 모습인데요. 우리의 미국 투자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우리 기업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한미간의 ISD 재협상은 존폐를 얘기하기 보다는 단심제를 재심제로 바꾸거나 우려사항을 개선하는 등 절차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여기다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이 취임식에서 “FTA 발효 이후 외국인 투자유치 효과를 보려면 ISD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어 앞으로도 후폭풍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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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기자 y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