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신용등급 두단계 점프…신평사 '눈치보기 상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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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3월13일 오전 7시24분 보도
대한통운의 신용등급이 이례적으로 한 번에 두 단계나 상향 조정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J그룹에 편입되면서 대외 신인도가 향상되고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설명이지만 A급 기업에서 단숨에 AA급 기업으로 올라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평사들이 발행 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무리한 등급 상향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7일 수시평가를 통해 대한통운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0에서 AA-로 두 단계 상향 조정했다. 이틀 뒤인 9일에는 나이스신용평가가 대한통운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올렸다.
두 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평가를 내리면서 신용평가사들이 발행사에 휘둘린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대한통운은 작년 6월 지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CJ컨소시엄이 선정된 직후부터 상향 검토 대상에 올라 있었는데 8개월이 지나서야 등급 상향이 이뤄진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통상 상향 검토 대상에 오르면 3개월 전후로 등급 상향이 이뤄진다. 한 투자은행(IB) 채권부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들의 내부적인 평가 논리로는 한 단계 상향이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서로 눈치를 보다가 한 곳에서 두 단계 올리자 뒤따라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칙적으로 AA급은 산업환경이 크게 변해도 채무상환 능력에 변화가 없을 정도의 신용도를 의미한다”며 “A급에서 AA급 기업으로 올릴 땐 신중하게 검토해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한국기업평가만 대한통운의 신용등급을 조정하지 않은 채 종전 A0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기업평가의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