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큰손' 국민연금이 상장기업 주식보유 한도를 기존 10%보다 더 늘리는 방안을 추진중인 가운데 은행주(株)가 향후 관련 수혜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배정현 SK증권 은행섹터 애널리스트는 13일 "국민연금이 상장사 주식보유 한도를 10% 이상으로 높이면 은행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실질적인 수급 개선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도 이러한 '10%룰'에 예외조항을 마련해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확대를 허용하는 관련법 개정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며 "그 시기를 예상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의 운용규모 확대에 따라 10%룰 완화는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다.

배 애널리스트는 특히 연기금의 운용행태에 당장 변화가 나타날 것은 아니지만, 은행주 투자에 대한 시장의 센티멘트 개선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간 10%룰로 인해 은행주가 '할인 거래'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은행주의 경우 10%룰 이전에 최대주주 지분 제한이라는 규제가 있었는데 지난해 1월 해당 규제가 폐지됐고, 실제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국민연금 지분확대로 최대주주 지위까지 올라온 상태라는 것. 최대주주 규제 완화가 결국 국민연금의 지분율 확대를 가져온 것이라는 게 배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배 애널리스트는 "작년 1월 이전까지 최대주주 지분 제한이라는 규제가 은행주 수급 개선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었다면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10%룰이 또 다시 은행업종의 주가상승을 제한해 온 것"이라며 "10%룰 폐지 시 은행주의 수혜 강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민연금의 금융지주사 보유지분은 6%대에서 9%대 사이로, 하나금융에 대한 지분이 9.35%로 가장 높다. 또 KB금융 보유지분은 6.12%, 신한금융 7.09%(2011년 10월 기준), 우리금융 5.07%(1월10일 기준) 등이다.

올 들어서도 국민연금의 금융지주 매입은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국민연금은 KB금융과 신한지주를 각각 7180여주와 6190여주씩 순매수한데 이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4810여주와 1400여주 가량 매수 중이다.
[분석]국민연금 '10%룰' 완화된다면…수혜株는?
이 외에도 보유지분이 이미 10%에 가까운 현대그린푸드 만도 CJ제일제당 동양기전 녹십자 호텔신라 SK케미칼 LG하우시스 하이닉스 현대제철 등도 관련법 개정 시 수급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종목들로 지목됐다.

한편, 국민연금은 상장사 지분율이 10%를 웃돌 경우 곧바로 각종 공시 의무 등이 발생(10% 룰), 이를 우려해 지분율을 항상 10% 아래로 관리해 왔다. 그러나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금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10% 이하 지분을 유지할 경우 연금 운용이 제약을 받을 수 있어 수익성은 물론 안정성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관련법 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