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중립형, 주식투자 비중 50%가 적정…20~30대는 적립식·연금 장기투자 유리
기록적인 한파를 몰고 왔던 올겨울도 물러가고 있다. 짧은 꽃샘추위는 있겠지만 봄의 기운을 거스르지는 못할 것이다. 요즘 자산시장에도 봄바람이 느껴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으로 연초 대비 큰 폭 올랐다. 채권시장은 위험자산보다 매력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양호한 투자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람직한 투자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일은 자신만의 투자 성향과 연령 등을 감안해 본인에게 최적인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다.

○위험선호형은 65% 이상 주식 투자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때는 본인의 투자 성향 파악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자신이 원하는 기대수익률과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대상에 대한 자산 배분 비중은 일반적으로 위험선호형, 위험중립형, 위험회피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위험선호형은 다시 성장형(시장수익률을 훨씬 상회하는 고수익 추구형)이나 성장추구형(원금보전보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 추구형)으로 나눠진다. 이들 위험선호형은 요즘처럼 유동성이 늘어나며 위험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엔 자산의 65% 안팎 이상을 주식형(해외 포함)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나머지는 채권에 25%, 대안상품 5%, 현금성상품 10% 정도 분산 투자해야 목표 수익률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위험중립형 투자자라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50~55%를 주식형 상품에 투자하고 30~35% 정도를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이런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 일정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위험회피형도 위험선호형과 마찬가지로 안정추구형과 안정형으로 다시 세분할 수 있다. 원금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안정추구형 투자자라면 주식형 상품을 35% 수준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채권과 현금성 자산에 45%, 20% 안팎씩 투자하는 것을 권고할 만하다. 투자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하는 안정형 투자자는 주식비중을 10% 내외에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투자성향별 자산배분은 큰 틀에서 참고할 사항이다. 사실 일반 투자자가 이런 배분 원칙에 따라 자산을 나누고, 배분된 자산에 알맞게 최적의 금융상품을 직접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증권사 PB들의 조언을 받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위험중립형, 주식투자 비중 50%가 적정…20~30대는 적립식·연금 장기투자 유리

○20~30대는 적립식과 연금상품을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때는 자신의 투자성향 외에 또 다른 고려 사항이 있다. 바로 연령대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긴 안목으로 볼 때 개개인의 투자성향별 자산배분 전략보단 연령별 전략에 더욱 무게 중심을 둬야 할 때가 오히려 많을 수도 있다.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노후는 점점 길어지는 반면 돈을 버는 시간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은퇴 이후의 안정적인 소득을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은퇴를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략 없는 단순한 장기투자는 오히려 투자 효율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

20~30대의 경우 안정성향 투자자이더라도 장기투자를 전제로 가급적 위험자산 비중을 70% 이상 높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투자 기간이 충분한 만큼 위험자산이더라도 장기투자 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다만 결혼이나 주택마련 등 사용처가 정해진 자금도 필요한 시기이므로 현금화에 대비해 채권(또는 채권펀드) 같은 안정적 상품에도 일정 부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3년 정도의 기간 내에 목돈 사용 계획이 없다면 위험자산 비중을 높인 포트폴리오로 운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20~30대에 투자하면 적합한 상품으로는 ‘적립식 상품’과 ‘장기연금상품’을 꼽을 수 있다. 주식형 상품을 정기적으로 매수하는 적립식 상품은 주가 하락시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장기간 가입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리고 노후에 대비한 장기 연금상품은 빨리 가입할수록 이익이므로 20~30대 가입하는 것이 좋다.

○40대, 주식 60% 이상, 50대는 50% 미만

40대는 통상 위험 감수 능력이 좋은 연령대로 평가된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시기여서다. 40대에는 본인의 은퇴 및 사망 시점까지를 대비해 가능한 한 많은 여유자금을 만들어놔야 한다.

때문에 40대는 안정적인 은퇴생활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자산 증식을 시도해야 한다. 20~30대보다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낮게 가져 가야겠지만 60% 이상은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위험에 대한 준비도 필요한 만큼 증시 상황 등에 따라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대안형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

투자자들은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 대상 외에도 다양한 수익구조를 갖춘 대안형 상품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최근엔 펀드나 랩어카운트 같은 전통 주식형상품보다는 ELS 등 대안형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 상황이 불확실할 땐 특히 ‘스텝다운 ELS’를 주목하길 권한다. 주가지수 혹은 특정 종목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높은 수익률을 지급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위험중립형, 주식투자 비중 50%가 적정…20~30대는 적립식·연금 장기투자 유리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50대 이상의 투자자는 퇴직 이후 소득이 불확실하고 향후 투자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어떻게 잘 지키느냐가 중요하다.

50대는 따라서 위험자산 비중을 50% 이하로 줄여야 한다. 너무 공격적인 투자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상품에 집중해야 한다. 포트폴리오의 구성은 자산을 최대한 방어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해주는 월지급식 상품을 활용해 보는 것이 좋다. 최근 월지급식 상품은 ETF(상장지수펀드), 채권,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자산 투자를 통해 물가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이제성 <KDB대우증권 상품전략본부장 jeseong.lee@dws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