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회사인 케이비테크놀러지는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종류를 늘릴 수 있도록 정관을 바꿀 계획이다. 현재는 보통주만 발행하고 있지만 앞으론 이익배당우선주식, 의결권배제 및 제한주식, 전환주식 등을 발행할 수 있는 근거를 새로 마련하기 위해서다.

기업들이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종류를 변경하거나 확대하는 쪽으로 정관을 잇따라 변경하고 있다. 다음달 15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상법에 따라 기업들이 수백가지의 주식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1820개 기업 중 아비스타 일진다이아몬드 홈캐스트 등 200여개 기업이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종류를 규정한 정관을 올 주총에서 변경했거나 바꾸기로 이날까지 확정했다. 이들 기업은 일단 정관을 개정한 뒤 필요할 경우 다양한 종류의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개정 상법에 따라 기업들은 액면가가 없는 무(無)액면 주식과 수백가지의 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주식 종류를 구분하는 기준이 현재 ‘이익배당의 차등화’와 ‘잔여재산 분배 우선 순위’ 등 2개에서 ‘의결권 배제 여부, 의결권 일부제한 여부, 상환 권한 부여 여부, 전환권한 부여 여부’ 등 4개가 추가돼 6개로 늘어나는 덕분이다.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 다른 회사를 합병할 때 모(母)회사의 주식으로 인수대금을 지급하는 ‘삼각합병’도 가능해진다.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합병대금을 지불할 수 있는 등 M&A 수단이 다양해진다. 경영의 효율성 및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준법지원인제도’가 도입되고 ‘사업기회유용금지’ 및 ‘이사자기거래제한 범위 확대’ 등도 시행된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정 상법 시행으로 기업의 창업과 자금조달, M&A 시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며 “상법 개정의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도록 관련법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열/노경목/김은정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