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횡령·배임설에 휘말리고 상장폐지 통보를 받으며 시장이 다시 얼룩지고 있다. 적자기업들이 장 마감 후 쏟아내는 '얌체 공시'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어울림엘시스, 어울림정보, 어울림 네트는 이날 오후까지 횡령·배임설과 가장납입설, 분식회계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받았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어울림 3사에 이 같은 내용의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어울림엘시스와 어울림정보는 최근 주가도 비정상적으로 급등해 파장이 클 전망이다. 어울림엘시스와 어울림정보는 지난 2일부터 전날까지 나흘 연속 상한가로 치솟아 한국거래소로부터 주가급등 조회공시를 요구받기도 했다.

이 중 어울림엘시스만이 "현재 내부결산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10억원 미만의 소액공모(CB) 발행계획이 있으나 정확한 금액과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한국거래소 측은 "어울림엘시스, 어울림정보, 어울림 네트의 횡령·배임설, 가장납입설, 분식회계설 등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며 "시장 퇴출은 횡령, 분식 등 그 규모에 따라 결정지어 진다"고 설명했다.

자금난을 겪어온 통신장비업체 미리넷은 회생절차 폐지 통보를 받아 파산 위기에 처했다. 미리넷은 전날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채무자의 청산 가치가 계속기업 가치보다 크다고 인정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넷웨이브는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거래소는 "투자주의환기종목 상태에서 최대주주 변경 및 종합적 요건에 의한 상장폐지 가능성을 검토했다"며 "7일내 회사 측의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들이 장 마감 후 내놓는 '얌체 공시'도 여전하다.

전날 하루에만 장 마감한 이후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힌 기업은 고려포리머, 보령메디앙스, 디아이 등 3곳이었으며, 한빛소프트 아인스 VGX인터 하이트론 현대통신 등은 적자가 지속됐다고 공시했다.

벽산건설은 실적 공시를 내며 자본잠식 50% 이상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벽산건설의 지난해 자산총계는 1조1766억원이나 부채총계가 1조1522억원에 달했다. 자본총계는 243억3100만원으로 자본금 2005억6600만원을 크게 밑돌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업체별로 주가와 실적이 철저히 차별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영업실적에 비해 시가총액이 터무니 없는 업체들이 많은 만큼 기업 실적을 꼭 체크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최근 코스닥시장에서는 휴대폰 부품주나 플랜트 기자재 업체들의 향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며 "일부 내수 관련주나 단독으로 영업하는 기업들의 경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