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종가를 기준으로 약 한달 째 1990~2030포인트 사이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아직도 상승장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6일 증시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3년 만기대출(LTRO) 효과,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기대감 등을 근거로 강세장에 무게를 뒀다.

◆풍부한 유동성…한국 증시 여전히 매력적

전문가들이 코스피지수가 상승 흐름을 잃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가장 큰 이유는 풍부한 유동성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차 LTRO 효과가 아직 제대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라며 "시간이 지나면 풀린 자금 중 일부는 캐리트레이드를 통해 신흥국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팀장은 다만 현재 코스피지수가 부진한 것은 오는 8일 올해 첫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앞두고 시장이 외국 자금의 향방에 대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일단 동시 만기일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기업 경쟁력,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기대감 등으로 외국인들이 여타 신흥국 대비 한국 시장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이후에도 외국인 자금은 지속적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전 세계적으로 한국처럼 성장률이 양호한데다 재정건정성과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이 뛰어난 곳이 몇 없다"라며 "최근 증시가 올라 매력은 희석됐지만 앞으로도 외국계 자금이 한국 시장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美 경제 지표 좋아도 나빠도 '득'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호전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주에는 7일(현지시간 ) 미국 오토데이터프로세싱(ADP)민간고용, 8일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9일 비농업고용 및 실업률 등 고용지표가 주로 발표된다.

곽 연구원은 "최근 미국은 고용을 중심으로 뚜렷하게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미국 경제지표들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다면 국내 증시 추가 상승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경제 지표가 부진하더라도 크게 우려할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가 부진할 수록 QE3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이달 중순으로 갈 수록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 예상치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텐데, 지난해 4분기보다는 훨씬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미국 정부는 물가가 안정된 상태에서 부동산 시장 회복을 꾀하기 위해 재차 양적완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어 국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 4수 성공할까

좀 더 멀리보면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기대감도 강세장의 근거로 꼽을 수 있다. MSCI는 매년 6월 초에 지수 편입 여부를 발표하는데 경험적으로 볼 때 이에 대한 기대감이 4월께부터 증시에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한국 증시는 그동안 3번이나 고배를 마셔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절차적인 조건들은 상당히 갖췄다"라며 "지난해보다 편입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투자 유망 업종과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전기전자(IT), 중국 관련주 등을 꼽았다.

김 팀장은 "IT는 국제적으로 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동시에 기업들의 실적 예상치가 반등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철강, 화학, 정유, 기계 등 중국 관련주들은 중국 긴축 정책 완화, 투자 확대, 내수 소비 확대 등에 따라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곽 연구원도 "중기적으로 증시 강세를 예상한다면 조정시 비중 확대하는 것이 좋다"라며 정유, IT, 자동차, 철강, 은행, 중국 내수 관련주 등을 관심 업종으로 제시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