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 당선] 집권 안정위해 개혁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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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재벌 '올리가르히' 운명은
동지적 관계…시늉에 그칠수도
동지적 관계…시늉에 그칠수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운동 기간 중 올리가르히들에게 “1990년대에 정직하지 못하게 국유자산을 헐값에 넘겨받은 만큼 이제 그에 상응하는 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타임스 등 외신과의 회견에서도 “앞으로 시민들이 수긍하지 못할 방식의 민영화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푸틴은 정치적 필요에 의해 올리가르히들을 ‘손봤던’ 과거가 있다. 푸틴은 2000년 집권하자마자 “원숭이도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기세등등했던 올리가르히들에게 칼을 들이댔다. 반기를 들었던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로고바자그룹 회장과 블라디미르 구신스키 모스트 회장은 푸틴의 탄압에 밀려 영국과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블라디미르 포타닌 인테로스 회장과 바기트 알렉페로프 루코일 회장, 블라디미르 카다니코프 아브토바즈 사장 등에겐 탈세혐의로 각각 1억달러 이상의 과징금을 물렸다. 2003년엔 야당에 정치자금을 대던 석유기업 유코스의 사장 호도르코프스키에게 탈세·횡령 혐의를 씌워 13년형을 구형했다. 2009년엔 올례그 데리파스카 루살 회장에게 푸틴이 “체불임금을 당장 지급하라”며 펜을 던지는 모습이 TV생중계되기도 했다.
올리가르히는 페레스트로이카 시절 옛 소련이 30가지 경공업 분야에서 개인사업을 허용하면서 등장했다. 1990년대 러시아가 수렁에 빠진 계획경제를 시장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막대한 국유자산을 매각할 때 국유자산을 각종 편법을 통해 헐값에 인수하면서 부를 쌓았다.
한편 일각에선 향후 푸틴의 올리가르히 개혁이 시늉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알자지라는 “푸틴 집권기간 모스크바는 뉴욕을 제치고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됐다”며 “러시아 정치 엘리트들과 올리가르히가 이해를 공유해온 그간의 큰 틀에는 변화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