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스피지수가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실망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우려로 나흘 만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상승흐름에는 이상이 없다며 지수가 쉬어가는 구간에서 주식비중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가 7.5%라고 밝혔다. 8% 이하의 목표치가 제시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인대에 대한 기대가 많았는데, 성장률 목표치가 낮게 나오면서 화학 기계 철강 등이 약세를 보였다"며 "중국 이벤트가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오는 8일 예정된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동시만기일 이후 지난 2일까지 프로그램 차익거래 순매수 규모는 3조2242억원에 달한다. 이 중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85%인 2조7343억원을 차지했다.

이무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배당차익잔고가 아직 청산되지 않았다"며 "보통 1~2월에 빠져나갔던 배당차익잔고가 양호한 경기회복 모멘텀(상승동력)을 때문에 남아 있어 이달 동시만기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흥국으로의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여전히 유입 중이라, 만기 부담은 단기적인 이슈에 그칠 것이란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중국이 내수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휴대폰 등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정보기술(IT) 하드웨어주와 철강 화학 등 중국 경기 관련주들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지난 8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 이후,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밑돈 것을 세 번에 불과하다"며 "2000선에 대한 지지력이 강하기 때문에 2000선 초반에서의 매수전략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 등 시장상황이 변하지 않아 중장기적 상승흐름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처럼 지수가 쉬어가는 구간에서는 주식비중을 확대하고, 업종 중에서는 실적 모멘텀이 가장 좋은 IT와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란 조언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