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차 美서 '쾌속질주'…현대차, 2월 판매 18% 늘어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과 국내 판매에 명암이 엇갈렸다.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수요가 살아나면서 수출이 크게 늘어났지만 국내 판매는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 5개 자동차사 수출 실적은 크게 늘었다. 현대차는 2월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한 총 30만7332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도 전체 11만2128대를 수출해 55.6% 증가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기록을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2월 미국에서만 5만1151대를 판매, 작년 2월(4만3533대)에 비해 18% 증가했다.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한 이후 2월 판매 대수 신기록이다. 기아차도 2월에 4만5038대의 자동차를 미국 시장에 팔아 지난해 2월(3만2806대)보다 판매 대수가 37.3%나 늘어 종전 기록을 갱신했다.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도 수출 호조를 보였다. 한국GM의 2월 수출은 5만2682대로 전년 동월 대비 11.5% 증가했다. 르노삼성은 국내 판매가 줄었으나 수출이 1만1129대로 전월 대비 35.2% 늘어나면서 전체 판매량은 17.6% 증가했다. 쌍용차는 코란도스포츠의 선적이 본격화하면서 32.8% 증가한 5755대를 수출했다.

소비심리가 살아난 미국과 달리 국내 자동차시장은 정체에 빠져 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자동차 5개사의 국내 판매량은 약 11만3000대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1% 증가했지만 지난해 월간 평균 국내 판매량이 12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판매량 증가는 1월에 비해 2월 영업일수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작년보다 8.6% 증가한 5만3647대를 판매했다. 차종별로는 그랜저가 9337대 판매돼 1위에 올랐다. 아반떼 9305대, 쏘나타 7640대, 엑센트 2371대 등이 뒤를 이었다.

기아차도 2월 국내 시장에서 4만12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차종별로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미니 CUV 레이가 5639대 팔리며 인기를 이어갔다. 모닝과 K5, 스포티지R이 각각 7549대, 7070대, 3905대 팔리며 국내 판매를 견인했다.

르노삼성은 2월에 1만7408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수출은 23.9% 늘었지만 내수 판매가 5858대로 전년 대비 30.5% 급감했다. 쌍용차는 코란도스포츠 출시로 지난달 국내에서 3111대를 팔아 판매량이 소폭 증가했다. 반면 한국GM은 전년 대비 34.7% 증가한 1만277대를 판매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알페온과 캡티바 2.0 디젤 등이 판매 증가에 기여했다.

전예진/최진석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