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나와!”

2일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 앞. 오후 3시40분께 공천 결과에 항의하기 위해 당사 앞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들이 가로막자 일부는 경찰을 폭행하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긴 나무막대를 이용해 유리창을 때렸고 우산이나 집기 등을 건물에 던지기도 했다.

수일째 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여온 이들은 이날 오전부터 전략공천에 항의하며 확성기 등을 동원해 당 핵심관계자들을 거세게 비난했다. 한명숙 대표,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 임종석 사무총장 등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안양 동안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영화감독 여균동 씨는 “상대 후보의 허위사실 유포를 조사하라”며 시위에 동참했다.

오후 3시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시위대의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 전 비서관은 ‘임종석은 후보를 자진 사퇴하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있었다.

이 전 수석은 “개혁공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지금 486세대(80년대 학번 40대)가 희생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종석이가 억울하긴 하겠지만 스스로 후보를 사퇴한다면 당이 새로운 국면으로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날 민주당은 강 공심위원장의 ‘파업’으로 이틀간 미뤄진 전남, 광주지역 예비후보 면접을 재개했다.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으로 공천이 당선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 만큼 후보들이 전하는 현장 분위기는 과열돼 있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