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자본주의 위기 논란, IT가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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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저비용 정보공유 가능해
세계 최고 인프라 갖춘 한국 유리
재분배시장 활성화 등 주목해야
황기연 < 홍익대 도시공학 교수 >
세계 최고 인프라 갖춘 한국 유리
재분배시장 활성화 등 주목해야
황기연 < 홍익대 도시공학 교수 >
베를린 장벽과 소비에트 연방체제의 붕괴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프란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저서 《역사의 종언》에서 자본주의가 궁극적으로 최종 승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채 20년도 안된 2008년 세계는 금융위기로 자본주의가 붕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2011년부터는 유로존 경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기후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 급등, 커지는 빈부 격차, 유류 가격 폭등, 청년 실업 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지구촌 전반에 걸친 위기로 자본주의 3.0으로 불리던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경제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대두됐다. 그렇다고 아나톨 칼레츠키가 그의 저서 《자본주의 4.0》에서 주장한 것처럼 단순히 시장과 정부를 혼합한 유연시스템으로 충분할지 의문이다.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체제를 논의하면서 인터넷과 스마트폰 같은 정보통신(IT) 인프라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은 신분과 계층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정보의 공유를 가능하도록 해주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접속을 통해 일반인들을 정보의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로 탈바꿈시켰다. 첨단 정보통신 인프라가 지식정보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실물시장의 불균등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이 최근 미국과 서유럽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공유비즈니스를 통해 시도되고 있다. 아이팟의 스티브 잡스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대표적 인물이다. 최근에는 《메쉬(The Mesh: Why The Future of Business is Sharing)》의 저자인 리사 캔스키가 주목받고 있다.
캔스키에 따르면 전통적인 실물 시장에서는 기업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팔고 그 대가로 돈을 버는 구조였기 때문에 개인이 소자본을 갖고 시장에서 제대로 된 경쟁을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공유비즈니스는 이미 구축된 정보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사람들이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원하는 즉시 공유해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기 때문에 소자본 창립이 가능하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공유기업의 유형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카쉐어링 비즈니스로 스마트폰과 같은 첨단 정보기술을 활용해 사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트레드업(ThredUP)은 어린이옷을 회원 간 서로 교환해서 쓰는 것을 도와주는 공유기업인데 1년 만에 회원이 1만명이 모이고 거래량도 매달 1만4000건을 넘었다고 한다. 킥스타터(Kickstarter)는 창업에 필요한 돈을 공동기부금 형태로 모아 지원해 주는 회사로 벌써 수백개 프로젝트가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협동적 소비’도 자본주의 불균형 문제를 치유하는 데 주목받고 있다. 개별 소비자들은 대기업을 상대로 가격이나 상품의 질에 대해 협상할 수 없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여러 소비자들이 한데 모인 공동체시장을 만들어서 개인이 실물시장에서 대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하게 해준다. 그루폰이란 소셜커머스 회사는 인터넷을 통해 형성된 개미들의 집단구매력을 활용해 매일 세일 가격으로 기업들이 만든 제품을 500만 가입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의 티켓몬스터도 주목 받는 기업이다.
IT 인프라를 활용한 또 다른 불균등 치유법은 레이첼 보츠만과 루 로저스가 쓴 《내것이 네것(What‘s Mine is Your)》이란 책에 소개된 재분배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 시장은 개인과 개인, 가정과 가정을 정보통신망으로 연결해 서로 쓰지 않는 물품을 연결시켜 줌으로써 자원의 재활용 수준을 높이고, 쓰레기를 줄이며 생산으로 인한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이미 세계적인 네트워크 기업으로 성장한 이베이를 들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가진 우리나라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공유비즈니스, 협동적 소비, 재분배시장의 활성화는 그런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황기연 < 홍익대 도시공학 교수 keith@hongik.ac.kr >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체제를 논의하면서 인터넷과 스마트폰 같은 정보통신(IT) 인프라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은 신분과 계층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정보의 공유를 가능하도록 해주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접속을 통해 일반인들을 정보의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로 탈바꿈시켰다. 첨단 정보통신 인프라가 지식정보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실물시장의 불균등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이 최근 미국과 서유럽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공유비즈니스를 통해 시도되고 있다. 아이팟의 스티브 잡스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대표적 인물이다. 최근에는 《메쉬(The Mesh: Why The Future of Business is Sharing)》의 저자인 리사 캔스키가 주목받고 있다.
캔스키에 따르면 전통적인 실물 시장에서는 기업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팔고 그 대가로 돈을 버는 구조였기 때문에 개인이 소자본을 갖고 시장에서 제대로 된 경쟁을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공유비즈니스는 이미 구축된 정보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사람들이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원하는 즉시 공유해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기 때문에 소자본 창립이 가능하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공유기업의 유형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카쉐어링 비즈니스로 스마트폰과 같은 첨단 정보기술을 활용해 사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트레드업(ThredUP)은 어린이옷을 회원 간 서로 교환해서 쓰는 것을 도와주는 공유기업인데 1년 만에 회원이 1만명이 모이고 거래량도 매달 1만4000건을 넘었다고 한다. 킥스타터(Kickstarter)는 창업에 필요한 돈을 공동기부금 형태로 모아 지원해 주는 회사로 벌써 수백개 프로젝트가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협동적 소비’도 자본주의 불균형 문제를 치유하는 데 주목받고 있다. 개별 소비자들은 대기업을 상대로 가격이나 상품의 질에 대해 협상할 수 없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여러 소비자들이 한데 모인 공동체시장을 만들어서 개인이 실물시장에서 대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하게 해준다. 그루폰이란 소셜커머스 회사는 인터넷을 통해 형성된 개미들의 집단구매력을 활용해 매일 세일 가격으로 기업들이 만든 제품을 500만 가입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의 티켓몬스터도 주목 받는 기업이다.
IT 인프라를 활용한 또 다른 불균등 치유법은 레이첼 보츠만과 루 로저스가 쓴 《내것이 네것(What‘s Mine is Your)》이란 책에 소개된 재분배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 시장은 개인과 개인, 가정과 가정을 정보통신망으로 연결해 서로 쓰지 않는 물품을 연결시켜 줌으로써 자원의 재활용 수준을 높이고, 쓰레기를 줄이며 생산으로 인한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이미 세계적인 네트워크 기업으로 성장한 이베이를 들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가진 우리나라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공유비즈니스, 협동적 소비, 재분배시장의 활성화는 그런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황기연 < 홍익대 도시공학 교수 keith@hongik.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