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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생 90% 이상 취업·진학 … 팔레스타인에 부는 '교육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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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도국을 깨우는 ODA 전도사들 (3) '코리아학교' 제닌기술고등학교

    높은 교육 수준·최신 시설
    학비 무료… 3년만에 '명문'

    KOICA, 9년간 3700만弗 투입
    팔레스타인 교육인프라 개선

    KOICA·한경 공동기획
    졸업생 90% 이상 취업·진학 … 팔레스타인에 부는 '교육 한류'
    팔레스타인 서안지역 중북부 소도시 제닌에 있는 제닌기술고등학교는 ‘코리아학교’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하다. 이곳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접경지역 검문소에서 무장군인들의 검문을 통과해서도 자동차로 한 시간 남짓을 달려야 닿을 수 있을 정도의 외진 곳이다.

    지난 2월 말 기자가 찾아간 제닌기술고에서는 학생들이 각종 기계정비 등을 배우느라 한창이었다. 실습실 내부에서는 용접불꽃이 번쩍였고 공구를 다루는 소리가 요란했다.

    제닌기술고는 한국 외교통상부 산하의 무상원조 기관인 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2007년부터 3년간 250만달러를 들여 세운 학교다. 학생들은 실습실에서 KOICA가 지원한 기자재를 이용해 자동차, 에어컨 부품을 분해·조립하면서 작동원리와 구조를 익히고 있었다. 와테크 히드나위 제닌기술고 교장은 “수업이 끝나도 학생들이 집에 가지 않고 정비기술을 연마할 정도로 열성적”이라며 “교육용 기자재나 시설이 팔레스타인 최고 수준이고 최신품이어서 학생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개교 3년째인 제닌기술고에는 컴퓨터, 자동차엔진정비 등 9개 분과에서 220명이 공부하고 있다. 학생들은 인근 40여개 마을에서 등교한다. 걸어서 2시간이나 걸리는 곳에서 오는 학생도 있다. 학교의 좋은 점을 얘기해보라고 했더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앞다퉈 좋은시설과 높은 교육수준을 꼽았다. 제닌기술고의 학비는 전액 무료다.

    2년 과정인 제닌기술고는 작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고 졸업생 중 약 30%는 취업에 성공했다. 일부 학생들은 LG전자나 지멘스 같은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히드나위 교장은 자랑했다. 졸업생 중 약 60%는 대학에 진학했다. 90% 이상이 진로를 결정한 것이다. 제닌지역의 청년실업률은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학교에선 작년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치러진 기술고 졸업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학생도 나왔다.

    짧은 역사에도 여러가지 성과를 내면서 제닌기술고는 명문실업고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지역 및 외국기업과의 산학협력을 통한 실무위주의 교육 덕에 졸업생들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히드나위 교장은 “코리아학교가 높은 취업률과 최신 시설, 한국에서 연수한 교사 등 교육의 질이 높다는 소문이 나면서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올해도 140명 모집에 300명 이상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KOICA가 팔레스타인에서 집중하는 분야는 교육인프라 개선 사업이다. 1994년부터 올해까지 총 3700만달러를 지원했다. 팔레스타인은 문맹률이 10% 이하로 낮고 10년간 의무교육을 법적으로 규정하는 등 교육열이 높다. 지금까지 제닌에서만 3건의 학교 설립 및 리모델링에 500만달러를 투입했다. 이상백 KOICA팔레스타인 소장은 “자원이 없고 각종 인프라가 열악한 팔레스타인에서 원조 효과가 가장 높은 분야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대사격인 여성준 주 팔레스타인 대표도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사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한국에 대한 신뢰와 좋은 관계를 구축한다는 외교적인 목표도 담겨져 있다”고 덧붙였다.

    KOICA의 교육인프라 개선 사업은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진행 중이다. KOICA는 현재 팔레스타인의 행정수도 라말라 인근의 쿠프르니마에서 내년 개교를 목표로 기술고등학교 추가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남부도시 헤브론에는 최근 3년간 600만달러를 들여 학교와 청소년문화센터를 설립했다. 헤브론 유소년학교는 수업을 시작했고 청소년센터는 지난 2월 중순 개관했다. 청소년센터는 400석 규모의 공연장과 음악실, 컴퓨터실습실, 무용실, 체육관, 도서관에 응급실까지 갖추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 청소년 문화시설은 이곳이 유일하다. 팔레스타인 지자체들도 헤브론시의 경험을 배우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헤브론시 당국은 청소년센터가 지역 청소년들에게 방과후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교수업이 끝나는 오후 2시 이후에는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치안문제를 일으키기도 했고 테러조직에 가담할 가능성도 높았다는 것. 알람 아시하브 헤브론시 교육국장은 “악기나 스포츠 강습을 통해 건전하게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센터 입회 방법이나 비용을 물어보는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브론시는 청소년센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KOICA는 헤브론시와 공동으로 청소년센터에 천문관측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헤브론시는 이곳에 천문관측시설이 들어서면 인근 대학 천문학과의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칼레드 오사일리 헤브론 시장은 “한국의 발전 신화는 높은 교육열에서 비롯됐다고 알고 있다”며 “한국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팔레스타인 교육의 모델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닌·헤브론=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KOICA·한경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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