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생산, 전달보다 좋고 1년전보다 나쁜데…경기 침체인가, 반등 신호인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국내 경기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 소비 투자 3가지 경제 지표가 엇갈린 사인을 내보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도 엇갈리고 있다.

1년 전보다는 침체,전달보다는 좋아

29일 통계청이 내놓은 ‘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1년 전보다 2.0% 감소(전년 동월 대비)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6월 이후 31개월 만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과 비교한 수치(전월 대비)는 3.3% 증가했다. 작년 10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던 부진에서는 벗어났다.

국내 경기가 한 달 전에 비해서는 뚜렷하게 개선됐는데도 전년 동월 대비 수치가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그동안 경기침체의 골이 깊었다는 얘기다. 전달에 비해서는 경기가 좋아졌지만 1년 전 수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내수 기대치 이하

서비스업을 포함한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로는 1.9% 상승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0.1% 증가에 그쳤다. 부동산·임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나 감소, 부동산 경기침체의 여파가 여전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늘어 지난해 1월보다는 7.8%, 전월 대비 16.1%의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80.6%를 기록, 전월보다 3.6%포인트 상승하며 3개월 만에 80%대에 복귀했다. 올해 수출부진을 내수가 만회할 것이라는 예상은 기대치 이하였다. 지난달 소매 판매는 의류와 음식료품 분야에서 줄었다. 대신 컴퓨터와 통신기기의 판매가 늘면서 전월 대비 0.8%,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9%였던 수출증가세가 올해 1~2월 중에는 평균 5% 내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동행지수는 하락, 선행지수는 상승

경기지수 역시 헛갈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9~11월 석 달간 하락했다. 12월에는 전달과 같은 수준(99.8)을 보였지만 지난달에는 다시 0.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경기변화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오른 99.3을 찍었다. 두 달째 상승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전월 대비로는 상당한 개선된 모습”이라며 “하지만 경기반등으로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마디로 혼조세”라고 평가했다. 그는“원유가격 급등 등의 변수가 남아 있어 2,3월은 지나야 경기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월 산업활동동향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왔다. 1분기 저점을 다지고 반등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지만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심기/주용석/서보미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