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엘피다 쇼크'…장비업체, 일감 찾아 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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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지각 변동'…D램값도 연일 상승
삼성·하이닉스, 올 20조 투자
세계 최대 시장…'협업' 기대
D램가격 넉달 만에 1弗 회복
삼성·하이닉스, 올 20조 투자
세계 최대 시장…'협업' 기대
D램가격 넉달 만에 1弗 회복
파산보호를 신청한 일본 엘피다발(發) 반도체 업계 지각 변동이 가시화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한국 장비 시장을 잡기 위해 한국에 몰려들고 있다. D램 공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반도체 D램 현물 가격은 이틀째 급등,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1달러(DDR3 2Gb 1333㎒ 기준) 선을 넘었다.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의 잇단 한국행
기가포톤 어드밴테스트 도쿄일렉트론 히타치국제전기 등 일본의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연달아 한국법인을 만들거나 공장을 증설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반도체 산업의 패권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일본 장비 시장은 급격히 축소되는 반면 한국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과 원활한 협업을 위해 생산기지를 한국으로 옮기는 일본 부품사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였다. 1987년에는 NEC, 도시바, 히타치, 미쓰비시, 후지쓰 등은 세계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며 글로벌 반도체 톱10을 휩쓸었다. 때문에 반도체 장비 업체들도 급성장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1등에 오른 1992년을 기점으로 일 반도체 업체들은 하나둘 경쟁에서 탈락하기 시작했다. 일 반도체 업체 중 온전한 이름으로 남아 있는 업체는 도시바뿐이다. 메모리 D램은 엘피다로, 비메모리는 르네사스로 합쳐졌고, 엘피다마저 지난 28일 4800억엔에 달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도시바 역시 작년 말 일본에 있는 반도체 공장 세 곳을 폐쇄키로 했다. 일본 지진 등의 영향으로 한때 40%에 육박했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진 탓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3조원에 이어 올해 15조원을 반도체 투자에 쏟아붓는다. SK에 인수된 하이닉스도 4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두 회사의 반도체 관련 투자금만 20조원에 달한다.
국내 장비업체들이 속속 기술 국산화를 이루고 있는 것도 일본 장비업체들로선 불안요인이다. 일본 어드밴테스트가 메모리용 핸들러 생산설비를 한국 자회사인 어드밴테스트코리아로 이전하는 것은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생산원가가 일본의 60% 선에 불과한 세크론 테크윙 등 한국업체들이 잇따라 양산에 나서자 일본 생산을 고집하기 어려워졌다.
◆오름세로 돌아서는 D램 가격
엘피다의 파산보호 신청 소식은 지난 4개월간 1달러 아래서 숨죽이던 D램 값을 단숨에 1달러 위로 올려놓았다.
반도체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 제품인 DDR3 2Gb 256M×8(1333㎒) 제품의 현물거래가는 28일 17.17% 상승하며 1.06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9일 오전에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D램 값이 1달러 위로 올라간 것은 지난해 10월18일 이후 처음이다.
이달 들어 D램 고정거래 가격도 하락세를 멈췄다. DDR3 2Gb 고정 가격은 지난 14일 보름 전에 비해 6.82% 뛰어오르며 0.94달러를 기록했다.
구자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비수기인데도 엘피다 파산으로 인한 공급 불안 요인 때문에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엘피다 파산 등으로 아무래도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2분기부터 수요가 올라가면 D램 값이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한국 장비 시장을 잡기 위해 한국에 몰려들고 있다. D램 공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반도체 D램 현물 가격은 이틀째 급등,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1달러(DDR3 2Gb 1333㎒ 기준) 선을 넘었다.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의 잇단 한국행
기가포톤 어드밴테스트 도쿄일렉트론 히타치국제전기 등 일본의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연달아 한국법인을 만들거나 공장을 증설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반도체 산업의 패권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일본 장비 시장은 급격히 축소되는 반면 한국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과 원활한 협업을 위해 생산기지를 한국으로 옮기는 일본 부품사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였다. 1987년에는 NEC, 도시바, 히타치, 미쓰비시, 후지쓰 등은 세계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며 글로벌 반도체 톱10을 휩쓸었다. 때문에 반도체 장비 업체들도 급성장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1등에 오른 1992년을 기점으로 일 반도체 업체들은 하나둘 경쟁에서 탈락하기 시작했다. 일 반도체 업체 중 온전한 이름으로 남아 있는 업체는 도시바뿐이다. 메모리 D램은 엘피다로, 비메모리는 르네사스로 합쳐졌고, 엘피다마저 지난 28일 4800억엔에 달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도시바 역시 작년 말 일본에 있는 반도체 공장 세 곳을 폐쇄키로 했다. 일본 지진 등의 영향으로 한때 40%에 육박했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진 탓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3조원에 이어 올해 15조원을 반도체 투자에 쏟아붓는다. SK에 인수된 하이닉스도 4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두 회사의 반도체 관련 투자금만 20조원에 달한다.
국내 장비업체들이 속속 기술 국산화를 이루고 있는 것도 일본 장비업체들로선 불안요인이다. 일본 어드밴테스트가 메모리용 핸들러 생산설비를 한국 자회사인 어드밴테스트코리아로 이전하는 것은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생산원가가 일본의 60% 선에 불과한 세크론 테크윙 등 한국업체들이 잇따라 양산에 나서자 일본 생산을 고집하기 어려워졌다.
◆오름세로 돌아서는 D램 가격
엘피다의 파산보호 신청 소식은 지난 4개월간 1달러 아래서 숨죽이던 D램 값을 단숨에 1달러 위로 올려놓았다.
반도체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 제품인 DDR3 2Gb 256M×8(1333㎒) 제품의 현물거래가는 28일 17.17% 상승하며 1.06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9일 오전에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D램 값이 1달러 위로 올라간 것은 지난해 10월18일 이후 처음이다.
이달 들어 D램 고정거래 가격도 하락세를 멈췄다. DDR3 2Gb 고정 가격은 지난 14일 보름 전에 비해 6.82% 뛰어오르며 0.94달러를 기록했다.
구자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비수기인데도 엘피다 파산으로 인한 공급 불안 요인 때문에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엘피다 파산 등으로 아무래도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2분기부터 수요가 올라가면 D램 값이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