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주식회사 팔도와 올 시즌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양측은 정확한 계약금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타이틀 스폰서였던 롯데카드가 낸 50억원보다 1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이 도맡아온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를 중견 식품업체가 따낸 건 처음이다. 프로야구에 타이틀 스폰서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협찬사는 삼성증권, 삼성전자, CJ인터넷, 롯데카드 등이었다. KBO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계약 연장에 난색을 표한 반면 팔도는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구체적인 조건들을 제시해왔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의 식품사업 부문이었던 팔도는 작년 하반기 꼬꼬면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어 지난달 1일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다. 지난해 한국야쿠르트의 라면·음료 매출이 2800억원이었고, 식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5%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팔도의 영업이익은 100억원선으로 추정된다. 팔도가 1년치 영업이익의 절반을 뚝 떼어 프로야구에 ‘통 큰 베팅’을 한 셈이다.
최재문 팔도 사장은 “올해 팔도로 새출발하면서 기업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해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에 도전했다”며 “국민 스포츠인 프로야구가 700만 관중을 빨리 돌파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팔도는 프로야구 시즌 명칭을 비롯해 KBO 로고, 엠블럼, 경기장 내 홍보물 사용 등에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다. KBO와 팔도는 구체적인 타이틀 명칭 등 세부 내용을 다음달 12일 조인식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팔도가 다음달 출시할 신제품 ‘남자라면’의 이름을 따 ‘2012 남자라면 프로야구’로 이름 붙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