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에서 반복적으로 꺼졌다 켜졌다 하면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형광물질이 개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단백체의학연구센터 김윤경 선임연구원팀은 이 같은 연구 성과를 ‘앙게반테 케미’지에 실었다고 28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광변색화합물 분자를 끈으로 이용해 구 모양의 화합물 여러 개를 포도송이처럼 다발로 묶고, 각각 구 모양의 화합물 표면에 형광물질을 붙인 나노화합물을 개발했다.

광변색화합물은 쬐는 빛의 파장에 따라 두 분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색이 바뀌는 성질을 갖는 화합물을 말한다.

연구팀은 이 나노화합물에 가시광선을 비추면 형광빛이 켜지고, 자외선을 비추면 반대로 형광빛이 꺼지도록 화학적 설계를 했다. 광변색화합물 분자와 형광물질이 특정한 거리에 따라 에너지를 주고받는 원리(형광공명에너지전이)에 착안한 것이다. 그동안 몸속에서 암과 같은 부분에서만 빛이 나게 하는 형광이미징 기술은 많이 개발됐으나, 여러 한계 때문에 빛이 제대로 나지 않거나 1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매우 높은 형광빛을 발하고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각종 난치성 질병 진단의 정확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