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아닌 감정 싸움…소모전으로 본선 차질"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전이 예년보다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부 분열과 이에 따른 본선 경쟁력 차질을 우려하는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주지사협의회에 참석한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을 중심으로 최근 경선전 과열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특히 경선전이 정책대결보다는 감정싸움으로 비화되면서 당내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예상과는 달리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선거자금 소모가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지지하는 로버트 맥도널 버지니아 주지사는 10개 주(州)에서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다음달 6일 `슈퍼화요일'에 대선후보가 사실상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도널 주지사는 "오래 끌수록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대결에 쓰여져야 할 돈이 공화당 내부 경쟁에 투입된다"면서 "공화당 대선후보 확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경선 장기화로 인해 정작 중요한 정책이슈가 묻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대결을 감안한다면 경제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날은 시간을 허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매리 폴린 오클라호마 주지사도 "공화당 대선주자들이 일자리창출이나 재정적자 문제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면서 "이들은 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폴린 주지사는 "대선주자들이 토론회에 나가서 질문을 받으면 답변할 수 밖에 없다"면서 "공화당 후보들에게 이게 과연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토론회 무용론'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미치 대니얼 인디애나 주지사는 "최근 경기회복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여전히 경제에 관해서는 약점을 잡힐 수 밖에 없다"면서 "경선이 끝나면 공화당 후보에게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많은 사소한 이슈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공화당 내에서 경선 과열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롬니 전 주지사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론 폴 하원의원 외에 대안후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라고 WP는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