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달부터 유럽에 신형 i30를 투입한다. i30왜건(사진 위), i20 신모델도 잇따라 내놓는 등 유럽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유로존 위기로 시장 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전략형 차종을 대거 투입하는 공세 전략을 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체코 현지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신형 i30(준중형)를 3월부터 본격 판매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신형 i30는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이 현대차 부스에서 직접 타본 뒤 자사 ‘골프’보다 품질이 더 좋다고 격찬했던 차량이다.

i30, 골프 등 준중형(컴팩트) 차종은 유럽에서 소형(서브 컴팩트) 다음으로 시장규모가 크다. 포드 포커스, 오펠 아스트라, 시트로앵 C4, 푸조 308 등이 경쟁 모델이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의 수요 위축 등을 고려해 신형 i30 가격을 경쟁 차종에 비해 5~8% 낮게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양한 수요에 맞춰 디젤과 가솔린 모델에 각각 3가지 트림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는 폭스바겐이 5월께 신형 골프(7세대)를 출시하는 만큼 현대차와 폭스바겐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내달 6일 열리는 제네바모터쇼에 i30왜건, i20 후속모델, 컨셉트카 ‘아이오닉’ 등 3가지 차종을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유럽에서 현대차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가고 있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대 패밀리를 겨냥한 i30왜건은 7월부터 판매한다. 현대차는 연말께 3도어 i30해치백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i30의 라인업을 다양화함으로써 올해 i30를 지난해보다 18%가량 늘어난 12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i40와 신모델 i30, i20 등을 발판으로 올해 전년 대비 16% 증가한 46만5000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2.9%에서 3.5%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3년엔 50만대 판매를 달성하고 2015년에는 점유율 5%를 넘긴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이번 제네바모터쇼에 신형 ‘씨드’(사진 아래)를 발표한다. 준중형 해치백 씨드는 기아차의 유럽 전략 차종으로 현대차 i30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신형 씨드는 내·외장 디자인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했으며 오는 5~6월께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해 전년 대비 21% 증가한 35만6000대를 유럽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올해 1월 유럽 자동차 판매 규모는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차의 1월 판매량은 각각 17.1%와 30.5% 늘어났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