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허브' 발돋움…GE도 구글도 "가자! 케냐로"
'동아프리카 허브' 발돋움…GE도 구글도 "가자! 케냐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최근 케냐의 나이로비 사무소를 아프리카지역 총괄책임 본부로 승격했다. 케냐의 도로, 항만 등 인프라 시설이 개선되면서 부품 자재 및 물류 유통이 다른 아프리카 나라에 비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GE는 그동안 케냐에서 기계부품, 엔진 등을 공급해왔다. 올해는 대규모 풍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최근 케냐를 방문, “지금의 아프리카는 20년 전 중국과 브라질처럼 외자를 통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아프리카의 잠재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냐가 동아프리카의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IBM, 네슬레,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케냐에서의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케냐엔 동아프리카 중심 항구인 몸바사항과 나이로비국제공항 등이 있어 접근성이 좋다”며 “많은 기업들은 중부 및 동부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동을 잇는 케냐를 동아프리카공동체(EAC)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냐는 탄자니아,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 등과 결성한 EAC의 맹주 역할을 하고 있다. EAC는 1억3000만명이 넘는 소비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케냐의 국내총생산(GDP)이 EAC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케냐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케냐 정부는 항만, 도로, 철로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국제공항인 나이로비공항의 이용객 수는 2010년 550만명에서 지난해 660만명으로 20%가량 증가했다. 글로벌 항공사들은 지난해부터 나이로비공항과의 직항로 개설 및 신규 취항 등을 서두르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6월 인천~나이로비 직항을 개설할 예정이다. 케냐 당국은 신공항 건설도 추진 중이다. 나이로비공항 관계자는 “올 상반기 5억달러를 투자해 국제선 50편, 국내선 10편을 수용할 수 있는 신공항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도로 공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케냐 정부는 올초 물류 인프라 개선을 위해 ‘북부횡단로 교통망 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부횡단로는 ‘케냐 몸바사항~우간다~르완다~부룬디~콩고민주공화국’ 등 5개국을 잇는다. 구간 길이는 1970㎞에 달한다. 동아프리카 지역의 총 물동량 70%가 이곳을 통과한다. 그동안 부실한 도로 상태로 비가 오거나 날씨가 더우면 지반이 내려앉아 물품 조달에 차질을 빚었다. 케냐는 우간다 르완다 등 인접 국가들과 함께 세계은행, 아프리카개발 등으로부터 국제개발 기금을 받아 북부횡단로를 정비할 계획이다.

중국은 값싼 소비재 상품으로 아프리카를 공략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은 고부가가치 기술을 통한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은 틈새시장을 노려야한다.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 전자정부 프로젝트, 정보기술(IT) 솔루션 등의 사업이 대표적이다. 케냐는 조만간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전자주민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동아프리카 허브' 발돋움…GE도 구글도 "가자! 케냐로"
케냐에서 발주하는 정부 프로젝트는 자금을 가져와 직접 개발하고 이익금을 챙긴 뒤 넘기는 건설·운영·양도(BOT) 방식이 많다. 단기간에 우리가 챙길 수 있는 프로젝트가 많지 않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아프리카는 섣불리 투자하면 망할 확률이 높다’는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 중국처럼 최소 10년을 내다보는 지혜와 투자가 절실하다. 케냐 프로젝트 발주처와 한국 건설기업, 국제적 파이낸싱 금융회사를 접목하면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돈이 될 만한 프로젝트는 국내 금융사나 글로벌 펀드 등과 공조하는 것도 필요하다.

서강석 < 관장 / 나이로비 무역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