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배상문, '괴력' 매킬로이에 덜미
세계 랭킹 1위를 노리는 로리 매킬로이(22)는 역시 강했다. 배상문(26)은 2009년 한국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마지막 챔피언조로 매킬로이와 맞대결을 펼쳐 승리한 바 있다. 배상문은 당시 4언더파 67타를 쳐 1오버파 72타를 친 매킬로이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6일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GC(파72)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 8강전은 달랐다. ‘3년 만의 리턴매치’에서는 현격한 실력차가 드러났다. 장타를 앞세운 매킬로이는 이날 16번홀까지 6개의 버디(보기 2개)를 잡은 반면 배상문은 단 1개의 버디에 그쳤다. 특히 4개의 파5홀 가운데 3개홀에서 승리를 거뒀다. 매킬로이는 배상문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승리로 이끄는 노련함도 보였다. 배상문이 15번홀까지 유일하게 그린을 놓친 3개홀(8, 12, 13번홀)에서 그는 모두 승리를 따냈다.

드라이버로 ‘1온’이 되는 15번홀(파4·333야드)에서 매킬로이는 우드로 그린에 올렸으나 경사를 타고 내려와 그린에지에 멈췄다. 배상문의 드라이버샷은 그린 우측으로 휘어졌다. 매킬로이는 30㎝ 버디를 잡아내며 3up(3홀차 승)으로 사실상 승부를 확정지었다.

랭킹 2위 매킬로이는 마틴 레어드를 4&2로 제압한 랭킹 3위 리 웨스트우드(영국)와 4강전에서 맞붙는다. 둘은 사실상 랭킹 1위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됐다.또 다른 준결승전은 헌터 메이헌과 마크 윌슨(이상 미국)으로 결정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