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배우는 TESAT 경제] 귀얇은 한국인…'친구 따라 주식투자' 왜 나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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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금융시장 쏠림현상
1990년대 말 펀드 열풍, 1년 후 버블 꺼져 큰 손실
정부는 과당경쟁 막고 투자자는 객관성 잃지 말아야
1990년대 말 펀드 열풍, 1년 후 버블 꺼져 큰 손실
정부는 과당경쟁 막고 투자자는 객관성 잃지 말아야
Q.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만 2년이 되는 회사원인데요, 얼마 전에 적금을 탔는데 친구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금융상품에 함께 투자하자고 하네요. 수익률이 높다고는 하는데 따라 투자해도 괜찮은 건지 걱정돼요. 너도 나도 덩달아 투자하는 쏠림현상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 경우가 있다고 신문에서 본 것 같은데 금융시장의 쏠림현상이란 무엇이며 무엇이 나쁜가요? 그리고 왜 생기며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나요?
A. 쏠림현상은 군집행동(Herd Behavior)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어요. 투자자들은 특정 금융투자상품의 수익률이 높고 인기가 높아지면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과도한 투자를 하는 군집행동을 보일 수 있죠. 금융회사 또한 개인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주택담보대출 경쟁과 같은 군집행동을 할 수 있어요.
금융시장에 쏠림현상이 나타나서 주식 등의 자산가격이 내재가치(Intrinsic Value)보다 더 올랐다가 급락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죠. 이 경우 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거나 금융회사가 부실화돼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죠. 과거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발생했던 쏠림현상과 이로 인한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를 한번 살펴볼까요.
◆1990년대 말의 주식펀드 열풍
외환위기가 수습돼 가고 있던 1990년대 말에 주식펀드 투자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었죠. 특히 항공모함에 비유한 광고로도 유명했던 A펀드는 1999년에 70%를 상회하는 수익률로 엄청난 인기를 모았어요. 사람들은 너도 나도 달려가서 A펀드에 가입했고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게 됐죠. 하지만 2000년에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면서 펀드수익률이 급락하자 펀드환매가 급증하는 이른바 ‘펀드런’ 현상이 일어났어요. 주가급락→펀드환매→주가급락으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했죠.
◆2000년대 초반의 신용카드 사태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카드사용을 권장한데다 카드사들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심하게 경쟁했죠. 돈을 빌리는 사람의 변제능력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어요. 무분별하게 카드를 내주고 가계대출(현금서비스)까지 남발하자 카드사의 부실자산이 급증했어요.
마침내 수백만명의 채무불이행자가 나왔어요. 이로 인해 카드사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이 발생했죠. 카드로 빚을 진 많은 채무자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어요.
그 외에도 저축은행들이 PF(Project Financing)대출을 무분별하게 확대했다가 건설경기 침체로 PF대출이 부실화되면서 2011년 중 다수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한 사례 등 금융시장에서는 크고 작은 쏠림현상들이 발생했지요.
◆금융시장에서 쏠림현상은 왜 생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몇 가지만 알아볼까요. 우선 투자자나 금융회사가 가진 정보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어요.
예컨대 개인투자자는 금융회사 등이 투자와 관련한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죠. 때문에 금융회사의 투자패턴을 맹목적으로 추종할 수 있어요. 이와 마찬가지로 소형 금융회사 혹은 국내 금융회사들도 대형 금융회사나 외국 금융회사의 투자를 따라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에요.
두 번째로 경제 내에 유동성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수익성을 좇아 특정 자산에 대규모로 자금이 몰렸다가 일시에 빠지는 행태가 나타날 수 있어요. 또한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투기적인 성향이 강해 단기수익 획득에 치중할 경우에도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요.
한편 금융회사들이 시장 점유율이나 외형 확대 경쟁을 하게 되면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하기보다는 자산 규모 확대에 집중하면서 쏠림현상이 발생하죠. 과거 신용카드사의 카드발급 경쟁이나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확대 경쟁이 그런 사례예요.
◆쏠림현상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먼저 금융시장 참가자 간의 정보 격차가 줄어들 수 있도록 투자 관련 정보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어요. 그러면 금융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죠. 또한 투자자들이 이런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합리적인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투자자들에게 금융·경제교육을 받도록 해 금융이해력(Financial Literacy)도 높여야죠.
한편 금융시장의 쏠림현상은 금융안정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당국도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어요. 미시적으로는 금융회사들이 과당경쟁을 하지 않고 투자자 보호에 충실할 수 있도록 규율하고 있죠. 거시적으로는 금융시스템 전체적인 관점에서 쏠림현상이 발생하지 않는지 파악하기 위해 금융시장과 금융회사를 분석·모니터링하고 필요할 때에는 규제도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개별 투자자 입장에서는 광고나 주변 사람의 권유에 부화뇌동해 투자하기보다는 항상 의구심을 갖고 객관적인 자세로 투자결정하는 게 중요해요.
◆ PF(Project Financing)
건설,자원 개발 등 대규모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자로부터 조달해 해당 사업으로부터의 현금흐름으로 투자자금을 상환하는 자금조달 방식.
/김민규 < 한국은행 커뮤니케이션국 경제교육팀 과장 >
한경 · 한국은행 공동기획
문의 : 한은 홍보전략팀 02-759-4639
◆ 독자 퀴즈
금융시장에 쏠림현상이 발생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
(1) 자산가격 버블이 형성되었다가 붕괴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2) 자금이 필요한 경제부문에 자금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3) 투기적인 성향의 거래가 증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가시킨다.
(4) 금융자산 가격이 급등락해 장기투자가 늘어난다.
(5) 금융회사의 부실화로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중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퀴즈 응모요령 : ‘한경닷컴 재테크’(http://www.hankyung.com/ftplus) 코너에서 매주 토요일까지 정답을 맞힌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열 분 께 CGV 영화상품권을 두 장씩 드립니다. 당첨자는 매주 월요일 한경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