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객 선점 서두르자" 외국로펌 국내 마케팅 잰걸음
외국 로펌들이 한국 진출을 앞두고 일찌감치 국내 고객 유치에 나섰다. 국내에서 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강연을 진행하며 홍보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대표 변호사까지 방한해 개별 기업을 직접 접촉하며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하고 있다.

22일 대한상사중재원에 따르면 세계 5위권 로펌인 미국 베이커 앤드 매켄지의 국제중재 변호사들은 지난 21일 서울 연세대 광복관에서 중재원 주최로 열린 ‘국제중재 전문가 과정’에서 이 대학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과 기업 내 변호사, 로펌 변호사 등 150여명을 상대로 강연했다.

중재원 관계자는 “외국 로펌 변호사들이 이런 행사에서 강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재원이 먼저 요청했고, 베이커 앤드 매켄지에서 로펌 홍보를 위해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인인 염정혜 변호사가 ‘특허 등 IP(지식재산권) 관련 분쟁을 미국 소송이 아닌 국제중재를 통해 해결하는 방안’, 제레미 윈터 변호사가 ‘유럽 및 영국 관련 국제 중재의 동향’, 제임스 콴 변호사가 ‘중재 조항의 흔한 오류’에 대해 강연했다.

염 변호사는 “지식재산권 미국소송 평균 법률비용이 사전 하나당 300만 달러가 넘는다는 통계가 나오는 등 법률비용이 커지자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특허소송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며 “소송 대신 국제중재를 이용하면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염 변호사는 “매켄지는 세계 70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어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한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로펌 맥더못의 제프리 스톤 회장은 지난 15일 한국 진출을 공식 발표하면서 방한했다. 스톤 회장은 한국 기업인들과 접촉해 자사에 대한 홍보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계 로펌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영국 로펌의 본사 인사들이 직접 한국을 찾아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 경영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