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크다? 동영상 감상에 '딱'…잘 써질까? 수첩을 버렸다
국내에서만 70만대 가까이 팔리는 등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처음 접할 때 갖는 궁금증은 두 가지다. ‘커서 불편하지 않을까’와 ‘펜은 잘 써질까’다.

지난해 12월부터 갤럭시노트를 쓰면서 두 궁금증에 대한 답이 풀렸다. ‘보기보다 크기는 부담이 안 된다’, ‘항상 메모하고 싶을 정도로 펜이 잘 써진다’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크다’는 첫인상에 가려진 다양한 장점과 곳곳에 숨겨진 새로운 기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갤럭시노트만의 특화 기능 등은 사용한 지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동영상 감상에 최고!

너무 크다? 동영상 감상에 '딱'…잘 써질까? 수첩을 버렸다
갤럭시노트 사양은 가로 146.85㎜, 세로 82.95㎜, 두께 9.65㎜다. 무게는 182g. 숫자로 써 놓으니 실감이 전혀 나지 않지만 5000원짜리 지폐와 비슷한 크기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하지만 이런 물리적인 크기와 실제 사용 느낌은 좀 다르다. 갤럭시노트 사용자끼리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안 쓰는 사람들은 아주 크다고 하는데 정작 사용자들은 크다는 소리를 안 한다”는 것. 갤럭시노트를 사용하면서 기자도 이 말을 실감했다. 꽉 끼는 청바지를 항상 입고 다니는 사람에겐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면 휴대에 불편함이 거의 없다.

16 대 10 화면 비율에 1280×800 해상도를 갖춘 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동영상을 감상할 때 큰 위력을 발휘한다. 영화에서 이용하는 16 대 9와 비슷해 영화 감상시 큰 화면을 대부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시에는 앱스토어에서 구매한 영화를 큰 화면으로 감상하는 즐거움이 생겼다.

○아날로그 수첩 대체

갤럭시노트를 쓰면서 처음으로 생긴 변화는 기존에 쓰던 아날로그 수첩을 버렸다는 점이다. 일정관리, 취재기록 메모 등 빼곡하게 수첩에 펜으로 기록하는 것이 10년 이상 된 습관이었는데 갤럭시노트가 이를 바꿔놨다. S펜 때문이다.

과거 다른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일정관리를 일부 이용했지만 동시에 수첩도 같이 썼다. 휴대폰에 많은 정보를 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면이 커지고 메모 기능이 뛰어난 갤럭시노트를 쓴 뒤로는 수첩을 따로 쓸 필요성을 못 느꼈다. 와콤 디지타이저를 내장한 갤럭시노트의 S펜 필기감은 장문의 글을 쓰는 데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글씨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은 상상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은 뒤 글을 써서 보관하는 것은 색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지도를 캡처한 뒤 약속 장소로 오는 길을 설명하는 글을 지도 위에 적어서 상대방에게 보낼 수도 있다.

○숨겨진 기능 찾기 재미 쏠쏠

한창 글쓰는 재미에 빠져 있다가 뒤늦게 발견하는 게 갤럭시 전용 앱과 독특한 기능이다. 애플리케이션 항목에 들어가 갤럭시초이스를 선택하면 갤럭시노트만의 전용 앱을 쓸 수 있다. 기자가 애용하는 것은 프랭클린플래너.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3.99달러의 유료 앱인데 갤럭시노트에서는 전용 무료 앱 버전으로 나왔다. 여기서도 펜으로 글씨를 쓸 수 있어 일정관리 등이 훨씬 편리하다. 심지어 그림이나 지도를 갖다 붙일 수도 있어 아날로그 다이어리보다 더 유용하다.

유료 앱인 트립저널(tripjournal)도 갤럭시노트에서는 전용 앱 기능으로 무료로 쓸 수 있다. GPS로 지도에 자동으로 위치를 체크하고, 장소별로 사진 및 동영상을 촬영해 저장한다. 자신만의 여행기록을 남긴 뒤 여기에 펜으로 글을 써서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도 있다.

갤럭시노트에서는 손날로 화면을 긁어주기만 해도 화면 캡처가 이뤄진다. 홈버튼과 전원버튼을 동시에 눌러도 캡처가 되고 S펜에 있는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화면을 누르는 방법도 있다. 음악을 듣다가 화면을 손바닥으로 덮으면 음악이 일시 멈추는 기능, 사진을 손가락을 꾹 누르고 돌리면 자유자재로 회전하는 기능도 독특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배터리. 물론 이것은 갤럭시노트만의 문제가 아니기는 하다. 하루에 50여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받는 데다 수시로 뉴스를 검색하고 메시지를 주고 받다 보니 배터리 소모 속도도 빠른 편이다. 아침에 분명 꽉 채워 충전을 하고 나가도 저녁 무렵에 방전되는 경우가 많다. 케이블 휴대는 필수.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