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조사…M&Aㆍ설비투자 활동은 줄어들 듯

한국 대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국내 경제의 성장을 다소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아시아 7개국(한국, 호주, 중국, 인도, 홍콩, 일본, 싱가포르)의 CFO 46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인 `2012년 아시아 CFO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45명의 한국 CFO들은 국내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 10점 만점에 평균 6점을 부여했다.

조사에 응한 전체 CFO들은 자국 경제 성장에 대해서 평균 5.9점(일본을 제외하면 6.5점)을 부여했으나,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4.7점을 줬다.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지 못한 일본 CFO는 자국 경제 전망에 대해 가장 낮은 4.1점, 중국은 가장 높은 7.5점을 부여했다.

한국 CFO들의 60%는 올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42% 만이 실제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수익성을 포기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증대에 가장 낙관적인 응답자들은 인도의 CFO(77%)으며, 가장 비관적인 응답자는 일본 CFO(49%)였다.

메릴린치 서울지점 안성은 대표는 "한국은 거시경제적 펀더멘털이 아직 건재하며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성장이 유망한 지역이다.

그러나 유럽 부채위기 및 미국 경제 상황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어 성장 전망은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인수합병(M&A) 활동에 대해서는 한국 응답자는 22%만이 M&A에 참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조사대상국 중 가장 낮은 참여도로 전체 평균은 34%였다.

M&A를 고려하는 전체 CFO의 53%는 중국 내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 투자에 대해서는 한국 응답자의 44%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 될 것으로, 29%는 전년에 비해 증가할 것이라고 답해 설비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메릴린치는 분석했다.

전체 아시아 CFO들이 느끼는 가장 큰 우려는 유럽 재정위기였고, 이어 미국 재정 적자, 중국 경제 둔화, 유가, 국내 정치 등의 순이었다.

이들의 64%는 자사 매출이 아시아 시장에서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고, 35%는 해외 경쟁을 주요 재무적 우려 사항으로 지목했다.

안 대표는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아시아의 CFO들은 다른 대륙과 비교해 경제 상황에 잘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래 전망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기 때문에 올 한해 보수적인 전략을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