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된 주총시즌, 표대결·신사업·M&A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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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시즌'의 막이 서서히 오르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주총 현장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달 말까지 이어질 '주총시즌'이 이미 장외에서부터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음주까지 SBS미디어홀딩스, 미원상사 등 모두 17곳의 상장사 주주들이 모여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정기 주총은 통상 작년 실적 결산과 이익배당 등을 결의하지만, 신(新) 사업 진출을 위한 사업목적 추가를 비롯해 이사 및 감사의 해임, 합병 등 굵직한 경영사안이 주로 논의된다. 올해 역시 경영권 분쟁에 따른 표대결과 신사업 진출, 인수·합병(M&A) 이슈로 열띤 주총 현장이 예고되고 있다.
◆29일 첫 '주총 데이'…미원상사 적대적 M&A '핫이슈'
21일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2곳, 코스닥업체 5곳 등 모두 17곳의 정기 주총이 이달 말까지 열린다. 내달 16일과 23일에는 각각 17개사와 42개사(2월 17일 현재)의 정기 총회가 확정돼 있어 '주총시즌'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선 오는 28일 열리는 미원상사의 주총 현장이 시장의 시선을 끌어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원상사그룹은 최근 계면활성제 전문업체인 동남합성의 경영참여를 선언, 적대적 M&A 가능성으로 코스닥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미원상사그룹은 지난 15일 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동남합성의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으나, 그 방법과 시기에 대해 확정한 바 없다"고 말해 여전히 M&A가 진행형으로 남아있다. 주총 현장에서 기존 주주들의 관련 질문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M&A 대상으로 떠오른 동남합성의 주총 현장은 이보다 더 뜨거울 것이란 전망이다. 미원상사그룹이 경영참여에 나선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현 회사 경영진(대표와 최대주주 등)의 분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창업주 이희갑 회장과 딸인 이지희씨 등이 경영쇄신을 둘러싼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 해임과 신규 임원의 선임이 이번 주총의 핵심 안건으로 떠오를 수 있다.
한편, 두 회사의 지분 차이는 약 6% 포인트에 불과한데 동남합성의 최대주주 측 보유지분이 33%대, 미원상사그룹의 지분이 26%대다.
◆주주제안 넘어 '표대결' 예고…삼천리ㆍ서울식품ㆍ남양유업 등
외국계투자자와 소액주주, 5% 이상 지분보유자인 '슈퍼 개미'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소액주주 운동인 주주제안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기업의 경우 현 대표이사 해임과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 경영진과 '표대결'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내달 2일 열리게 될 서울식품 정기 총회에선 감사 선임을 놓고 이 회사의 2대주주인 '슈퍼개미' 성이경씨(지분 5.9% 이상 주주)와 현 경영진이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성씨는 '주요 주주로서 현 경영진의 독단적인 부실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감사 선임에 대한 주주제안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식품은 2008년 이후 작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인데 폐쇄 경영이 그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또 주총 전부터 '표대결'로 가장 뜨겁게 예열된 곳은 도시가스업체 삼천리. 이 회사의 소액주주 연대와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헌터홀은 최근 한준호 대표이사 해임과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 등 사외이사 3명 선임,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발의했다.
외국계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이 손잡고 대기업을 상대로 주주 권리찾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국내외 기관들이 참여할 경우 최대 33%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결과를 알 수 없는 '표대결'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남양유업 역시 주주제안을 받았다. 일명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는 20배 이상 배당 상향을 요구한데 이어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남양유업에 제안했다. 주주제안은 지분 1% 이상 가진 주주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그린손해보험ㆍSKㆍ한화 등 '오너 리스크' 질타 예상
그린손해보험의 주총은 내달 28일로 확정됐다. 그간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과 경영진의 시제조정 혐의 등 '오너 리스크'에 대한 주주들의 질타가 주총 현장에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린손보는 현재 지급여력비율(RBS,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작년말 기준 14%대로 주저앉아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여있다. 특히 RBS 비율 조정을 위해 이영두 회장과 임직원들이 모두 주가조작에 나선 혐의가 포착,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검찰 고발된 상태다.
한화와 SK 등 일부 대기업 오너들도 횡령 및 배임으로 인해 이번 주총현장에서 주주들의 질타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는 거래소의 '대기업 특혜논란'까지 불러오며 다행히 매매거래 정지를 면했지만, 경영투명성 제고 등을 위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실제 이달초 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공시와 관련해 약 4만명에 이르는 모든 주주들에게 사과편지를 발송했다. 한화는 이 편지에서 내부거래위원회 운영 강화와 준법지원인 제도 도입, 이사회 기능 강화, 공시업무 조직 확대 및 역량 강화 등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로 인수된 하이닉스도 최태원 회장의 '오너 리스크'로 인해 산뜻한 새 대표 체제로 주총을 무사히 마무리 짓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민단체와 국민연금 일부 의결 위원들이 검찰에 기소된 최 회장의 하이닉스 대표이사 회장 선임을 놓고 '재벌 총수의 윤리성 논란'이 발생될 수 있다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서다. 최 회장은 작년 말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새 먹거리 마련"…NHNㆍ신세계I&C 등 신사업 모멘텀 열기도 '후끈'
이와는 반대로 정기 총회를 통해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현장도 많다.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변경안에서 새 먹거리를 제시하고 있는 곳들이다.
NHN은 내달 23일 열릴 정기주총에서 전자금융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NHN이 NHN비즈니스플랫폼을 통해 내달말 오픈마켓 '샵N'을 공식 출시하는 등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이와의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 I&C는 신재생에너지설비공사업과 기계설비설치공사업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예정이다. 정부가 대기업계열 SI업체들의 정부발주 사업참여를 제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신세계 I&C의 최대주주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신세계 I&C는 내달 2일 정기주총에서 신재생에너지설비공사업과 기계설비설치공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관련 공공사업 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연구소와 효성ITX 등은 정보통신공사업과 전기통신공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영역확장에 나설 계획이고, 한국정보통신은 교육사업과 환급창구운영 등에서 추가 성장을 꾀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 한민수 기자 jhy@hankyung.com
내달 말까지 이어질 '주총시즌'이 이미 장외에서부터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음주까지 SBS미디어홀딩스, 미원상사 등 모두 17곳의 상장사 주주들이 모여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정기 주총은 통상 작년 실적 결산과 이익배당 등을 결의하지만, 신(新) 사업 진출을 위한 사업목적 추가를 비롯해 이사 및 감사의 해임, 합병 등 굵직한 경영사안이 주로 논의된다. 올해 역시 경영권 분쟁에 따른 표대결과 신사업 진출, 인수·합병(M&A) 이슈로 열띤 주총 현장이 예고되고 있다.
◆29일 첫 '주총 데이'…미원상사 적대적 M&A '핫이슈'
21일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2곳, 코스닥업체 5곳 등 모두 17곳의 정기 주총이 이달 말까지 열린다. 내달 16일과 23일에는 각각 17개사와 42개사(2월 17일 현재)의 정기 총회가 확정돼 있어 '주총시즌'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선 오는 28일 열리는 미원상사의 주총 현장이 시장의 시선을 끌어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원상사그룹은 최근 계면활성제 전문업체인 동남합성의 경영참여를 선언, 적대적 M&A 가능성으로 코스닥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미원상사그룹은 지난 15일 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동남합성의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으나, 그 방법과 시기에 대해 확정한 바 없다"고 말해 여전히 M&A가 진행형으로 남아있다. 주총 현장에서 기존 주주들의 관련 질문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M&A 대상으로 떠오른 동남합성의 주총 현장은 이보다 더 뜨거울 것이란 전망이다. 미원상사그룹이 경영참여에 나선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현 회사 경영진(대표와 최대주주 등)의 분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창업주 이희갑 회장과 딸인 이지희씨 등이 경영쇄신을 둘러싼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 해임과 신규 임원의 선임이 이번 주총의 핵심 안건으로 떠오를 수 있다.
한편, 두 회사의 지분 차이는 약 6% 포인트에 불과한데 동남합성의 최대주주 측 보유지분이 33%대, 미원상사그룹의 지분이 26%대다.
◆주주제안 넘어 '표대결' 예고…삼천리ㆍ서울식품ㆍ남양유업 등
외국계투자자와 소액주주, 5% 이상 지분보유자인 '슈퍼 개미'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소액주주 운동인 주주제안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기업의 경우 현 대표이사 해임과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 경영진과 '표대결'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내달 2일 열리게 될 서울식품 정기 총회에선 감사 선임을 놓고 이 회사의 2대주주인 '슈퍼개미' 성이경씨(지분 5.9% 이상 주주)와 현 경영진이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성씨는 '주요 주주로서 현 경영진의 독단적인 부실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감사 선임에 대한 주주제안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식품은 2008년 이후 작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인데 폐쇄 경영이 그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또 주총 전부터 '표대결'로 가장 뜨겁게 예열된 곳은 도시가스업체 삼천리. 이 회사의 소액주주 연대와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헌터홀은 최근 한준호 대표이사 해임과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 등 사외이사 3명 선임,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발의했다.
외국계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이 손잡고 대기업을 상대로 주주 권리찾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국내외 기관들이 참여할 경우 최대 33%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결과를 알 수 없는 '표대결'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남양유업 역시 주주제안을 받았다. 일명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는 20배 이상 배당 상향을 요구한데 이어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남양유업에 제안했다. 주주제안은 지분 1% 이상 가진 주주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그린손해보험ㆍSKㆍ한화 등 '오너 리스크' 질타 예상
그린손해보험의 주총은 내달 28일로 확정됐다. 그간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과 경영진의 시제조정 혐의 등 '오너 리스크'에 대한 주주들의 질타가 주총 현장에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린손보는 현재 지급여력비율(RBS,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작년말 기준 14%대로 주저앉아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여있다. 특히 RBS 비율 조정을 위해 이영두 회장과 임직원들이 모두 주가조작에 나선 혐의가 포착,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검찰 고발된 상태다.
한화와 SK 등 일부 대기업 오너들도 횡령 및 배임으로 인해 이번 주총현장에서 주주들의 질타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는 거래소의 '대기업 특혜논란'까지 불러오며 다행히 매매거래 정지를 면했지만, 경영투명성 제고 등을 위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실제 이달초 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공시와 관련해 약 4만명에 이르는 모든 주주들에게 사과편지를 발송했다. 한화는 이 편지에서 내부거래위원회 운영 강화와 준법지원인 제도 도입, 이사회 기능 강화, 공시업무 조직 확대 및 역량 강화 등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로 인수된 하이닉스도 최태원 회장의 '오너 리스크'로 인해 산뜻한 새 대표 체제로 주총을 무사히 마무리 짓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민단체와 국민연금 일부 의결 위원들이 검찰에 기소된 최 회장의 하이닉스 대표이사 회장 선임을 놓고 '재벌 총수의 윤리성 논란'이 발생될 수 있다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서다. 최 회장은 작년 말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새 먹거리 마련"…NHNㆍ신세계I&C 등 신사업 모멘텀 열기도 '후끈'
이와는 반대로 정기 총회를 통해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현장도 많다.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변경안에서 새 먹거리를 제시하고 있는 곳들이다.
NHN은 내달 23일 열릴 정기주총에서 전자금융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NHN이 NHN비즈니스플랫폼을 통해 내달말 오픈마켓 '샵N'을 공식 출시하는 등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이와의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 I&C는 신재생에너지설비공사업과 기계설비설치공사업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예정이다. 정부가 대기업계열 SI업체들의 정부발주 사업참여를 제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신세계 I&C의 최대주주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신세계 I&C는 내달 2일 정기주총에서 신재생에너지설비공사업과 기계설비설치공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관련 공공사업 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연구소와 효성ITX 등은 정보통신공사업과 전기통신공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영역확장에 나설 계획이고, 한국정보통신은 교육사업과 환급창구운영 등에서 추가 성장을 꾀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 한민수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