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사업구조 개편 후 새로 출범하는 농협중앙회의 전무이사 자리에 윤종일 현 농협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장(61)이 내정됐다. 농업경제대표에는 김수공 상무(58), 상호금융대표에는 최종현 상무(57), 조합감사위원장에는 이부근 상호금융총본부장(58)이 각각 임명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농협중앙회 산하 금융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는 1조원을 ‘우선주’ 방식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금융지주 회장·은행장은 미정

농협 전무이사 윤종일ㆍ경제대표 김수공
농협중앙회는 20일 오후 서울 본사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인사추천위원회의 인사 추천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4명은 22일 열리는 농협 대의원회의에서 과반수 참석, 과반수 찬성표를 받아야 임명이 확정된다. 윤 전무이사 내정자는 경기 수원 출신이다. 수원북중학교와 수원농생고, 아주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7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경기지역본부장, 양곡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김 농업대표 내정자는 광주고와 농협대, 최 상호금융대표 내정자는 영남대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 조합감사위원장 내정자는 경남 사천 출신으로 중동고·농협대를 각각 나왔다.

관심이 쏠리고 있는 금융지주 회장과 농협은행장직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김태영 신용대표와 신충식 전 전무이사, 외부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임명된 지 10개월 만에 물러나게 된 신 전 전무가 농협은행장 등 요직에 다시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농협 안팎의 전망이다.

농협은 이번주 중 특별인사추천위원회를 다시 열어 후보자를 고르고 29일 전에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후보자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의결권 없는 우선주로 출자

농협중앙회는 이날 이사진에 정부의 5조원 출자 계획안을 보고했다. 기획재정부는 기존에 논의돼 왔던 ‘3조원에 해당하는 이자 지급+2조원 현물출자’ 방안 대신 ‘4조원에 해당하는 이자 지급+1조원 현물출자’ 계획을 농협에 통보했다. 금융지주로 출자하되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의결권 없는 우선주’로 출자하게 된다.

남은 숙제는 1조원 현물출자 주식이 무엇으로 구성되는지다. 재정부는 1조원을 유동화가 어려운 도로공사 주식으로 출자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협상용 카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와 농협 안팎의 관측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농협이 선호하는)산은·기은 주식을 출자할 수 있다는 뜻을 재정부에 알린 상태”라며 “재정부의 최종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도 “최종적으로는 좋은 것(산은·기은 주식)을 섞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이날 이사회에 축농증 수술로 몸이 불편하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열린 임시이사회에도 같은 이유로 불참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회장의 권력이 강하다는 외부의 비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