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대한 1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 결정이 이번주 뉴욕 증시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구제금융안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투자심리의 발목을 잡아온 이슈가 해결되면서 증시가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동안 뉴욕 증시가 많이 오른 만큼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S&P500지수는 올 들어서만 8.2% 올라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다우존스지수도 4년 만에 가장 높은 13,000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현재까지는 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유럽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강세장이 지속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샘 스토벌 S&P캐피털IQ 수석 전략가는 “이제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주가 조정, 혹은 최소한 소화할 시간이라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휘발유 가격 상승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휘발유값이 오르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 한 달 동안에만 15센트 올랐다. 특히 휘발유값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중앙은행(Fed)의 입지를 좁힐 공산이 크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목소리를 얻을 경우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쓰기 힘들기 때문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