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이동관, 누가 정세균과 맞붙나
윤보선·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의 공통점은 서울 종로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것이다. 종로가 ‘정치1번지’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종로는 유권자 수가 14만2000여명으로 ‘텃밭’ 개념이 없고 정치 상황에 따라 여야의 승패가 갈린 지역이다. 15대 총선에선 이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을 이겼으며, 이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뒤 바로 실시된 보궐선거에선 노 전 대통령이 배지를 달았다. 16~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정인봉·박진 의원이 승리했지만 14~16대 대선에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표를 더 많이 얻었다.

현 지역구 의원이자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진 의원은 “전국 8도 사람들이 다 있고, 유권자의 기대 수준이 상당히 높다”며 “이 지역의 선거 결과가 다음 서울 수도권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지역”이라고 평했다.

새누리당에선 조윤선 의원(46·비례대표)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55)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 의원은 종로를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했고, 이 전 수석은 “안방을 내줘선 안된다”고 했다. 공재덕 더북아카데미 대표(54), 장상태 21세기 종로발전포럼 대표(45), 남상해 하림각 회장(74) 등도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

민주통합당에선 정세균 의원(62)이 출마했다. 정 의원은 4선을 안겨준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을 떠나 종로로 나섰다. 1995~2002년 서울 종로의 시의원을 지낸 이성호 씨(49)와 작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 측의 종로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박태순 씨(49)도 민주당 공천을 신청했다.

양당 후보들은 본선보다 공천이 급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현직의원과 현정부 실세가 나왔지만, 민주당에서 정 의원이 최종 공천이 될 경우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조 의원은 “여성 초선의원과 4선 남성의원의 신구 대결이 볼만 할 것”이라고 각을 세웠고 정 의원은 “새누리당 후보는 누구든 이명박 정권의 후보”라고 심판론을 제기했다.

김재후/허란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