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좋은 IT·車…다시 '투톱'으로 뛰나
최근 유동성 장세에서 소외됐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가 반등하고 있다. IT와 자동차주는 유동성 장세가 건설 금융 화학 등 지난해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등 꾸준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낙폭 과대 업종의 반등이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IT와 자동차주가 안정된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IT, 실적개선에 ‘애플 효과’까지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거래소(KRX) 정보통신지수는 1.05% 상승했다. 코스피지수는 0.15% 하락했지만 정보통신 업종은 전날 0.96%에 이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KRX 반도체지수는 0.25% 올라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애플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500달러를 돌파하면서 애플에 납품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IT주가 강세를 보였다. 아이폰 및 아이패드용 연성회로기판(FPCB) 납품업체인 인터플렉스는 5.34%, 시스템반도체 공급업체인 실리콘웍스는 1.49% 올랐다.

‘애플 효과’는 협력사에만 제한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다음달 출시하는 아이패드3는 디스플레이 선명도, 배터리 수명, 응용 프로세서 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경쟁업체를 포함한 업계 전체의 품질 수준이 높아져 부품주와 소재주의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IT주의 이익 전망도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KRX 반도체지수 구성종목의 향후 12개월 EPS 추정치는 2만3367원으로 지난해 말 추정치(2만2887원)보다 2.1% 증가했다. KRX 정보통신지수의 EPS 추정치도 1만5233원으로 작년 말보다 6.1% 늘었다.

◆자동차, 실적에 비해 저평가

자동차주도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 KRX 자동차지수는 이날 0.13% 하락했지만 전날 1.99% 상승한 데 따른 조정의 성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동차지수는 지난달 말 2220.71에서 지난 6일 2150.18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반등해 이날 2257.12로 마감했다. 기아차가 0.29% 오른 6만8500원에 마감해 이틀 연속 상승했고 한국타이어(1.58%) 넥센타이어(2.87%) 등 타이어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자동차주는 안정된 실적에 비해 올 들어 주가 조정 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KRX 자동차지수 구성종목의 EPS 추정치는 지난해 9월 이후 2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데 비해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26조8000억원에서 123조원으로 줄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국내 자동차주는 해외 동종 업계의 주가와 비교해도 저평가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과 실적 전망 등을 감안했을 때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철강·화학은 이익 추정치 하향

철강 화학 금융 등의 업종은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동성 장세에서 이들 업종이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저평가 매력이 사라져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RX 철강지수의 향후 12개월 EPS 추정치는 지난해 9월 말 2만264원에서 1만6230원으로 4개월여 만에 1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KRX 화학지수와 은행지수의 EPS 추정치도 각각 16.2%와 17.9% 줄었다.

유승호/김유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