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및 비디오 게임 대여업체 레드박스의 작년 시장점유율이 업계 1위였던 넷플릭스의 점유율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지나친 가격 인상과 분사 실패 등 악재를 겪는 동안 레드박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소비자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작년 레드박스의 DVD 대여 부문 시장점유율이 37%로 넷플릭스(33%)를 앞질렀다고 13일 보도했다. 2010년 넷플릭스와 레드박스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36%와 24%였다.

시장점유율 역전은 실적으로 증명됐다. 지난해 레드박스는 2010년보다 35% 늘어난 1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순이익도 48% 증가했다. 이는 실시간동영상재생(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넷플릭스 매출의 50% 수준이다.

레드박스의 성장은 넷플릭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 때문이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이용대금을 60% 올리고 스트리밍과 DVD 대여사업을 분리해 각각 요금을 청구하려다 소비자의 반발에 부딪쳤다. 결국 가입자 수는 약 80만명 줄었고, 주가는 1년간 43% 폭락했다.

반면 레드박스는 1달러였던 이용료를 1.2달러로 올렸지만 오히려 주가는 14% 올랐다. 포천은 “가격 격차가 더 커졌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레드박스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이 편리한 점도 소비자들이 레드박스로 옮겨간 원인으로 보인다. 우편으로 DVD를 대여하고 반납하는 넷플릭스와 달리 레드박스는 가까운 키오스크에서 대여 및 반납이 가능하다. 또 월정액을 내야 하는 넷플릭스와 달리 레드박스는 DVD를 빌릴 때만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