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룩스 LED조명 '프라다' 매장 밝힌다
“명품 프라다도 이제 필룩스 고객입니다. 구찌와 페라가모에 이어 프라다도 경쟁력을 인정한 거죠.”

노시청 필룩스 회장(62)은 “이달부터 프라다의 이탈리아 밀라노 전역에 있는 매장에 필룩스 조명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회장은 “지난달 프라다 주최로 파리에서 열린 디자이너 행사에서 필룩스 조명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진행했다”며 “밀라노에 이어 이탈리아 전역, 그리고 점차 세계로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필룩스 LED조명 '프라다' 매장 밝힌다
필룩스는 1984년 설립돼 28년여간 조명 한우물을 파온 기업이다. 2006년 독일 오스람을 개척하며 성장 기반을 닦았고 이번엔 콧대 높은 프라다를 고객으로 확보하며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연결기준으로 약 1000억원이다. 지난해 약 800억원(연결 기준, 증권업계 추정)에 비해 25%가량 늘려 잡은 것이다.

비결이 뭘까. 노 회장은 “필룩스의 최대 경쟁력은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명을 만드는 기업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에 조명만 팔아선 살아남을 수 없다”며 “필룩스는 자연을 담은 ‘감성 조명문화’를 파는 콘텐츠 회사이기 때문에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잘 이해가 안 간다’는 기자의 표정을 읽은 듯 그는 인터뷰 도중 앉은 자리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회의실 조명을 껐다. 한순간에 어두워지는 대신 마치 해가 지듯 서서히 어두워진다. 불을 켜니 이번엔 해가 뜨듯 서서히 밝아졌다. “기존 조명은 끄고 켜는 두 가지 기능밖에 없어요. 필룩스는 자연 그대로의 빛을 표방하기 때문에 집에서도 일출과 일몰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으로 복귀하는 데 필요한 모든 걸 조명으로 구현하는 거죠.”

노 회장의 이런 철학이 담긴 조명 제품은 오는 5월 개막하는 여수엑스포에서도 볼 수 있다. 엑스포 주최 측에서 메인 이벤트 장소에 필룩스 제품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그는 “엑스포에서는 소나무 숲을 재현할 계획”이라며 “조명, 영상, 음향, 특수효과 등을 관리자 1명이 모두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남다른 조명 철학은 유년기 영향이 컸다. “어려서부터 빛과 그림자 놀이에 푹 빠졌어요. 돈이 생기면 조명을 샀죠. 모은 조명이 4000점이 넘는데 그 중 3분의 1을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 조명박물관을 세운 겁니다.” 이 회사 1층에 자리한 박물관에는 지난해 8만여명이 다녀갔다.

노 회장은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올해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매장, 회의실, 거실 등 용도별로 온도, 습도, 밝기 등을 조명으로 자동 조절하는 시스템이 그것이다. 그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잘 사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이라며 “예전엔 ‘너무 앞서간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이제 하나 둘 실현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양주=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